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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천안의료원 이신석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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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용동 신축 의료원으로 2012년 이사

이신석 천안의료원장은 의료행정 전문가로 변화·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시내에서 목천으로 가는 옛 21번 국도 옆, 천안 동남구 삼용동으로 봉명동 천안의료원이 2012년 옮겨온다. 현재 터닫기 공사가 한창이다(아래 조감도). 충남도립 천안의료원은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6751㎡에 205개 병상, 넓은 주차 공간(216대)을 갖춘 현대식 건물로 선을 보일 예정이다. 천안의료원은 그동안 낡은 건물, 좁은 주차장 등으로 천안의 발전상을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천안의료원이 새 시대를 준비하는 시점, 그 한가운데 이신석 원장(60·사진)이 있다. 2005년(9대)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치고 2008년(10대) 재선임됐다. 자동 재선임된 게 아니라 첫 임명 때처럼 충남도의 철저한 공모 심사를 거쳐 또 뽑혔다. 첫 임기 중의 경영개선 노력과 신축 이전 추진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의사가 아니다. 천안의료원 첫 의사출신아닌 원장이다. 그는 의료행정 분야 베테랑이다.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그는 군 시절 의무행정장교로 활동했다. 서울 삼청동 국군서울지구병원 등에서 근무했다. 노동부 산하 산재의료관리원 기획실장을 거쳐 의료원장에 선임된 것이다.

신종플루 때 공공의료기관 역할 톡톡히

공공의료기관도 고객(환자) 만족과 만성 적자 탈피 등 경영적 수완이 요구되는 시대다.

천안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여러가지 특화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병원 수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고유 업무인 주민 보건 의료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천안 첫 거점병원으로서 의심환자 감염 조사에 나섰다. 공공의료기관의 진가를 발휘했다. 총 내원인원만 1만2000명. 천안의료원에서 최종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1291명이나 됐다.

이 원장은 지난해부터 요실금 무료시술사업을 적극 펴고 있다. 많은 중년 여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질병을 큰 돈 드는 일반 병원에 가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임산부 산전관리도 주요 의료 업무다. 보건소에 등록된 임산부는 이곳에서 혈액검사, 간염·풍진·기형아검사·초음파 검사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중년층이 많이 갖고 있는 당뇨병에도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매주 목요일 당뇨교실을 열고 있다. 당뇨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수강해 체계적인 당뇨병 관리가 가능토록 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천안의료원의 당뇨병 교육 수준을 인정했을 정도다.

올해는 척추질환 특화진료, 외국인 무료진료, ‘위기 청소년’ 진료 사업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반 의료 고객은 천안·아산·연기북부 주민들이지만 요실금·척추는 충남 전체 도민이 진료 대상이다.

경영수지 적자가 걱정이다. 2007년 공공병원 운영평가에서 국무총리 표창과 함께 6000만원을 받기도 했으나 만성 적자에서 헤어나기는 역부족이다.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경영 흑자도 이룬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똘똘 뭉쳐 노력하면 적자 폭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운영 정상화를 위해 2008년 말엔 토요일 무급 근무, 임금 동결을 시행했다. 이 원장은 제살 깎는 노력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장을 포함해 부장, 과장급 등은 기본급 1~3개월치를 반납했다.

“당시 나를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는 그는 “올해 경영 방침을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Joy & Fun’으로 정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에 ‘자랑스런 직원’을 뽑아 해외 연수를 보낼 계획이다.

변화와 혁신 화두 “더 친절하게, 안전하게”

변화와 혁신은 이 원장이 매일 되뇌는 화두다. 임기 동안 과목별 진료과장(非공중보건의) 7명 중 5명을 바꿨다. “변해야 산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세 파트로 나눠 매년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친절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병원.’ 천안의료원이 추구하는 경영 목표을 완전히 달성하려면 더 뛰어야 한다.

이 원장은 군·산재의료관리원·천안의료원 등 공직으로 이어진 인생을 살아왔다. 공인으로서의 사명감이 투철하다. 옛 자유당 정권시절 민선 면장(부여군 남면)을 지낸 선친 영향이 크다. “성실한 공직자 자세로 주민들로부터 칭찬을 받은 선친은 항상 자식들에게도 정직과 근면을 강조했다.” 그는 할 일이 많다.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수지 악화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신축공사를 잘 챙겨야한다.

조한필 기자

◆천안의료원 진료 안내=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8시30분 ~ 오후 5시30분. 토요일 휴무. 진료과목은 총 12개로 내과, 외과, 치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응급의학과, 건강관리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문의=041-570-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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