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에 한국영화 DVD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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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런던의 세인트 폴성당 지하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비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영국 국빈방문 이틀째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은 2일 (한국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의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이어 블레어 총리와 정상 회담을 하고 공동회견을 가졌다.

찰스 왕세자 등 170여명이 참석한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1999년 여왕의 방한 때 방문했던 하회마을과 서울 인사동 거리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명소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전에 5만7000여명의 젊은이들을 참전시키고, 90년대 말 우리가 경제위기에 직면했을 때 가장 먼저 투자사절단을 파견한 나라도 영국이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올해는 영국이 상주공관을 한국에 개설한 지 120주년 되는 해"라며 "금융분야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지닌 영국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이자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과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오아시스' '초록물고기' DVD를 여왕에게 건넸다.

여왕은 만찬사에서 "5년 전 방한 때 외환 위기의 역경을 극복하려는 한국인들의 투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그 의지가 결실을 이뤄 한국이 다시 세계 경제의 주도적 위치로 자리매김한 것을 지켜보게 됐다"고 답했다. 여왕은 "내가 즉위했을 때 한국에서는 아직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고 5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분단된 채로 남아 있다"며 "한국민이 통일을 이룩해 한반도 전체가 번영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여왕은 특히 "이라크의 재건을 위한 한국군의 기여 등 적극적 역할로 한국에 대한 국제적 존경이 높아지고 있다"며 "영국은 한국을 진정한 친구이자 우방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왕은 만찬 직후 "차나 한 잔 더하자"며 노 대통령과 30분간 별실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영 기술협력 포럼에도 참석, "영국의 기초기술과 하이테크, 한국의 생산, 응용기술 분야 경쟁력을 결합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자"고 제안했다. 영국의 외교 관례대로 야당인 보수당의 하워드 당수, 자민당의 케네디 당수도 만났다.

노 대통령은 3일 런던시장 주최 만찬 참석을 끝으로 영국 방문을 마치고 다음 순방지인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난다.

런던=최훈 기자 <choihoo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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