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북한강변 고압선 '아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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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전력 강원지사가 관련 기관과 협의하지 않은 채 북한강변 농어촌도로에 고압선로를 설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높은 강관주가 북한강변의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고압선로를 설치하고 있는 농어촌도로가 홍수때 물에 잠기는 곳이라 사고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한전 강원지사는 지난 11월중순부터 춘천시 남산면 강촌역 부근부터 백양리 강촌리조트 입구까지 농어촌도로를 따라 강관주 설치작업을 시작,현재 30여개를 세우고 2만9천V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선 연결 작업을 하고 있다.

한전은 이 지역에 있는 강촌리조트가 기존 골프장 이외에 2002년 콘도미니엄과 스키장을 열 계획인데다 인근에 경춘선 복선전철의 경강역 공사도 있어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맞추기 위해 이 공사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전은 강관주를 세우면서 춘천시는 물론 하천 관리기관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전혀 협의하지 않았다.한전이 강관주를 세운 농어촌도로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에 따라 경춘선 복선전철이 준공되면 없애도록 계획된 도로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고압선로 설치와 관련해 한전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홍수때는 물에 잠기는 도로를 따라 고압선로를 설치하는 것은 사고위험 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시멘트 전주보다 5m가 길어 세웠을 경우 지상에서부터의 높이가 20m에 달하는 강관주가 세워짐으로써 북한강변의 경관도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춘천환경운동연합 정명섭사무국장은 “농어촌도로 보수 및 이설공사 등으로 북한강변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는데 키 큰 강관주까지 세워져 한적하고 아름다운 강변모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전 강원지사 관계자는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며 “뒤늦었지만 관련 기관과 협의해 문제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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