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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쉽게 오르는 대출로 쏠림 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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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2월부터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대출이 변동성이 큰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 상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들이 매월 한 달간 예금·채권 등으로 신규 조달한 자금의 비용을 감안해 산출하는 ‘신규 취급액 기준’과 과거부터 해당 월말까지 조달한 전체 자금의 비용에 따라 산정하는 ‘잔액 기준’ 등 두 가지가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 등 6개 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 판매액은 지난 19일까지 6조2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에 연동하는 상품은 전체의 81.7%인 5조1378억원어치였다. 반면 잔액 기준 코픽스 대출은 1조1477억원(18.3%)에 그쳤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도 있다. 국민은행은 전체 코픽스 대출 1조2308억원 중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이 97.5%인 1조2002억원에 달했다. 잔액 기준 대출은 306억원(2.5%)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98.7%(4월 말 기준)에 달했고, 하나은행도 96.8%나 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대출 금리가 잔액 기준보다 낮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가 잔액 기준보다 1~1.2%포인트 낮다.

반면 기업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보다 잔액 기준 대출이 더 많았다. 19일 현재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이 2582억원인 반면 잔액 기준 대출은 7600억원에 달했다. 기업은행은 3개월짜리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과 1년짜리 잔액 기준 대출의 금리 차가 0.25%포인트밖에 되지 않는다. 기업은행 개인고객부 이명환 과장은 “창구에서 잔액 기준 금리가 변동성이 작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잔액 기준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잔액 기준 대출 금리를 유리하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상품은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급속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변동성이 잔액 기준보다 크기 때문이다. 실제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시중 금리 하락세에 따라 올 1월 연 3.88%에서 지난달 연 2.86%로 1.02%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잔액 기준 코픽스는 올 1월 연 4.11%에서 지난달 4.03%로 0.08%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팀장은 “1년짜리 단기 대출이라면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을 고려할 수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성이 작은 잔액 기준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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