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씨 "최택곤씨가 구명 부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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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진승현씨에게서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민주당 최택곤씨가 지난주 초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에게 구명(救命)을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업씨는 17일 자신과 관련한 의혹 제기에 대해 '특정집단의 물귀신 작전'이라며 여권 내부의 암투가 있음을 시사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음해받고 있음을 주장했다.

홍업씨는 이날 "최택곤씨가 지난 10일 사무실로 찾아와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도와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냥 돌려보냈다"고 민주당 장전형(張全亨)부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崔씨는 홍업씨를 찾아가기 하루 전인 지난 9일 뉴질랜드로 출국하려다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공항에서 출국을 저지당했다.

홍업씨는 또 "崔씨는 누구든 문전박대할 수 없는 나의 위치 때문에 왕래를 하는 많은 사람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崔씨의 로비대상이 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崔씨와의 관계에 대해 "2년 전께 崔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면서 "안면은 있지만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홍업씨는 특히 자신의 해명서 마지막 부분에서 "수세(守勢)에 몰린 특정집단의 물귀신 작전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성명을 내고 "金씨가 언급한 '수세에 몰린 특정집단'은 누구냐"며 "대통령 아들을 겨냥할 정도라면 뚜렷한 근거없이 공격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최택곤씨가 사무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걸 어떻게 '스쳐가는 정도의 인연'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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