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재단 후원회 전사무처장 황용배씨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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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朴榮琯)는 13일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를 무마해주겠다며 기업체로부터 2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전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처장 황용배(黃龍培.62.뉴퍼블릭GC 사장.사진)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黃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으로 경기도 안양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던 서능상사(현재 VON)가 금감원 조사를 받게 되자 이 회사 상무이사이던 사위 양모씨로부터 "금감원 조사내용을 알아보고 선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세차례에 걸쳐 돈을 받은 혐의다.

금감원은 서능상사 대표 남궁(南宮)모씨와 黃씨의 사위 양씨 등 두명이 지난해 9월 일반 투자자에게 호재로 인식될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것처럼 꾸며 주가를 끌어 올린 뒤 차명계좌를 통해 회사주식을 매각,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미공개 정보이용)로 지난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아직 이들 두 사람이 챙긴 시세차익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나 지난달 28일 두 사람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 두명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黃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黃씨가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처장 등을 지내는 등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黃씨가 실제로 금감원에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黃씨는 검찰에서 "개인적으로 쓸 일이 있어 사위에게 1억5천만원을 빌려 이 가운데 7천만원을 갚았다"며 "금감원에 로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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