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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가을 개편 또 '붕어빵'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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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맞대응 편성에 스타 MC의 겹치기 출연, 주시청시간대 오락프로그램 집중 편성…. 이런 식의 '붕어빵' 방송을 통한 지상파 방송3사의 시청률지상주의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 단체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대표 서문하)'이 KBS.MBC.SBS의 가을 개편 내용을 분석한 결과, 늘 공익성을 내세우면서도 결국은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이런 행태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은 30일 오후 4시 서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릴 '방송의 공공성 확보와 시청자 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 맞대응 - 겹치기 '붕어빵'=타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과 시청률을 나눠 갖기 위해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비슷한 시간대에 배치하는 사례가 두드러졌다. KBS는 이번 개편에서 '대하드라마 이순신'의 시간을 50분 앞당기고,'시트콩 방방''무한지대 큐''행복한 밥상' 등을 신설해 경쟁사에 맞대응했다.

<표 참조>

몇몇 스타 MC의 겹치기 출연도 심각한 수준. 김용만이 MBC '논스톱5' 등 무려 5개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있으며 신동엽.박수홍.강호동.유재석.임성훈도 각각 4개 프로그램씩 진행한다.

서문하 대표는 "각 방송사가 획일화된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경쟁을 벌이면서 더욱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오락물 전성시대=지난 8~14일 방송된 각 방송사의 주시청시간대(평일 오후 7~11시, 주말 오후 6~11시)의 오락 프로그램의 비율은 MBC 70%, KBS2 62.5%, SBS 58.1% 로 나타났다. KBS1(28.3%)을 제외하고는 모두 50%를 훌쩍 넘긴 것. 특히 주말 주시청시간대를 보면 KBS2가 무려 90.8%에 달했으며, MBC와 SBS도 각각 80%, 72.5%를 기록했다.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황 근 교수는 "이는 '주시청시간대에 특정분야의 방송프로그램이 편중돼서는 안 된다'는 방송법 69조 3항을 어긴 것"이라며 "시행령 등을 통해 구체적인 상한선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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