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시민과의 대화서 잇따라 실언 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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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 여사를 모독 내지 비하하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4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주민 4천여명과 대화하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의 미덕이 무엇인가"라는 한 여성의 질문에 "어머니가 요리를 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가족들과 함께 식사했다"고 말했다.

미 언론은 어머니의 요리솜씨를 폄하하는 이같은 발언을 놓고 주민들이 한동안 수군거렸다고 전했다. 뒤에 앉아있던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는 얼굴이 벌개졌으며 멜 마르티네스 주택장관은 민망한 듯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즉각 "잠깐만! 엄마, 농담이었어요"라는 '조크'로 수습하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 후 또 "어머니는 당대가 낳은 위대한 패스트푸드 요리사 중 한 사람"(음식은 만들지 않고 패스트푸드만 먹는다는 뜻)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부시 대통령이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말 실수를 했는지 모른다"고 동정하면서도 "원인이야 어쨌든 그는 매우 '버릇없는'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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