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 쫓아 뛰다보면 몸 튼튼 마음 튼튼~

중앙일보

입력


“파란팀, 빨간팀이 공을 몰고 온다. 막아야지!” 지난 10일 수지체육공원 축구장. 아이들의 축구시합이 한창이다. 빨강·파랑 조끼를 덧입은 아이들이 서로 공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 선생님이 큰 목소리로 아이들의 움직임을 지도하고 있다. 수지구 유소년 축구교실 풍경이다.

재미있는 게임으로 공과 친해지는 시간

매주 월·수·금 오후 3~4시(금요일은 오후 5~6시)면 수지체육공원 축구장은 초등학생들 차지다. 용인시 수지구가 어린이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유소년 축구교실 회원들 시간이기 때문이다.

수지구는 지난해부터 유소년 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축구 교실만 운영했으나, 호응이 좋아 올해는 축구·인라인 2종목 수업을 개설했다. 대상은 지역 초등학교 1~6학년생이다. 수업기간은 3~9월 6개월간이다. 축구교실은 학년 별로 3개 반을 운영한다. 월요일 1~2학년, 수요일 3~4학년, 금요일 5~6학년이 각각 수업을 받는다.

한 반 인원은 30명. 수업은 스트레칭, 볼 감각훈련, 수비·드리볼·슈팅연습을 비롯한 기본기 훈련으로 구성된다. 1~4학년은 균형감각을 키우고 공과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게임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기술 위주의 수업은 자칫 아이들이 지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때는 매번 10분씩 하는 미니시합이다. 평소 축구시합을 즐겨 본다는 김상우(초2)군은 “축구장에서 시합을 하니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 1~2학년 아이들은 자기 앞에 공이 없으면 딴 짓을 하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학년은 시합 때 공 2개를 사용한다. 이 수업을 맡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유소년분과 김창훈 위원장은 “소극적이거나 축구가 서툰 아이들도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며 “축구기술을 주입하기 보다 아이들이 공과 친해지고 재미있어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협동심 커지고, 교우 관계 넓어져

정인혜(38·수지구 풍덕천동)씨는 아들 신경수(초2)군이 뛰어 놀 시간과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축구교실을 신청했다. “학교 체육시간은 충분하지 않은 것 같고, 아파트에 살고 있어 집에서 뛰어 놀 수도 없고…. 친구 엄마들과 마음 먹고 만나지 않으면 아이가 마음껏 뛰어 놀 곳이 없더라구요.” 신군이 5살 때 사설 체육학원 축구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는 정씨는 수지구 유소년 축구교실은 무료인데다 넓은 축구장을 사용할 수 있어 만족스럽단다. 아들 황다협(초2)군이 5세부터 2년 간 사설 체육학원에서 축구를 배웠다는 김미선(37·수지구 동천동)씨도 “구청에서 유소년 지도자를 엄선해 지도하고 있어서 믿음이 간다”고 말을 거든다.

사설 체육학원의 축구수업은 대개 10명씩 팀을 짜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수업료는 한 달에 4만5000원~5만원 선. 유니폼 비용은 별도다. 김명숙(40·수지구 풍덕천동)씨의 경우 두 아들 이완준(초5)·정한(초1) 모두가 축구교실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큰아들이 수업에 참여했다는 김씨는 “큰아이가 축구를 하면서 얼굴만 알고 지내던 같은 학교 동급생들과 친구가 되더라”며 “교우 관계가 좋아지고 협동심도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수업을 들었던 아이들이 대부분 올해도 신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인라인교실은 수지레스피아와 수지체육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한다. 대상은 축구교실과 같은 초등학교 1~6학년생. 한 반 인원은 20명씩이며, 학년 구분 없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 인라인 기초, 주행연습과 훈련, 직선과 코너주행, 트랙 주행 등을 배울 수 있다.

[사진설명]용인시 수지구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유소년 건강교실(축구·인라인)이 인기다. 사진은 축구교실에 참가한 아이들의 경기 모습. 

▶문의= 031-324-8052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