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등록금 많이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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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현재 고교 2학년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3학년도부터 4년제 국립대와 교대.국립 전문대.방송통신대의 수업료.입학금이 완전 자율화돼 해마다 20% 범위 내에서 인상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서울산업대.한경대.한밭대 등 8개 국립 산업대의 등록금은 2002학년도부터 우선적으로 자율화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9일 교육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의 협의를 거쳐 물가 인상률 범위에서 결정돼온 입학금.수업료 조정권을 국립대 총장에게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한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이날 입법 예고했다.

전체 등록금의 60%를 차지하는 기성회비는 1989년부터 총장이 자율적으로 인상률을 정해왔다.

국립대 등록금 책정이 자율화돼 상당폭으로 인상되면 사립대의 등록금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학생.학부모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3학년도부터 수업료.입학금이 자율화되는 국립대는 ▶24개 4년제대▶11개 교대▶원주대.익산대.천안공업대.청주과학대.국립의료원간호대.한국철도대 등 6개 전문대▶방송통신대 등이다.

현재 국립대 등록금(기성회비 포함)은 연간 평균 2백15만5천원(인문계열)~3백62만2천9백원(의.치학계열)이다.

2002학년도부터 3년간 최고 20%씩 인상될 경우 현재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4백64만2천~6백90만9천원)의 80~90% 수준에 육박하게 된다.

교육부가 국립대 등록금 책정을 총장에게 맡기려는 것은 내년부터 교육 여건이 좋은 일부 국립대를 예산.인사의 자율권을 갖는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다.

국립대 등록금은 92학년도부터 평균 7.6%씩 인상돼 왔으며, 올해는 대부분의 국립대가 기성회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인상을 시도했으나 교육부가 물가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이를 불허, 5% 선에서 인상이 억제됐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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