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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싱그런 한나절 나들이, 옷깃에 연둣빛 스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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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손민호·김영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한국 최초의 민간 수목원  천리포수목원

귀화 미국인 고(故) 민병갈 선생이 1970년 설립했다.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 최초로 ‘세계에서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지정됐고, 식물 1만2000여 종을 보유해 국내에서 최대 식물을 보유한 수목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설립 이래 회원에게만 수목원을 개방해오다 지난해 3월 1일부터 일반인에게도 개방을 허용했다.

한국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수목원이지만 일반인에게 공개된 공간은 작은 편이다. 한두 시간 산책이면 다 둘러볼 수 있다. 해양 전망대에 올라서면 만리포 해변이 발 아래에 펼쳐져 있다. 수목원 뒤쪽 우드랜드를 가로지르는 흙길 위에 올봄 잘게 썬 나무 토막을 깔아놓았다. 발바닥에 와닿는 느낌이 색다르다.

천리포수목원이 자랑하는 품종 중 하나가 목련나무인데 개화 시기가 막 지나 아쉽다. 대신 수생식물원을 둘러싸고 늘어선 수양버들에 제법 물이 올라와 한결 푸른 풍경을 자아낸다. 습지원에선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꽃을 피우는 매화마름을 만날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환경부가 지정하는 매화마름 서식지 외 보존기관이다.

●이용정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로 빠져 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만리포 방향으로 40분쯤 달리면 나온다. 입장료 평일 7000원, 주말 8000원.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4인용 방 1박에 10만원(주말 기준). 041-672-9982, www.chollipo.org.

최대 규모 식물원  한택식물원

꽃 중의 꽃 수선화가 활짝 핀 한택식물원 모습.

올해로 개원 7년째를 맞는 한택식물원은 전국 최대 규모의 식물원을 자랑한다. 식물원 전체 규모는 60만㎡. 이 중에서 일반인에게 개방된 동원(東園)만 해도 23만㎡가 넘는다. 워낙 커서 어디서부터 둘러볼지 막막하다. 안내를 맡은 한택식물원 김진봉 차장이 “동선을 따라 서쪽 언덕에서 동쪽 방향으로 내려오는 게 좋다”고 권한다.

5월에 가볼 만한 곳이라면 어린이정원과 자연생태원을 꼽을 수 있다. 어린이정원은 8개 테마공간으로 꾸민 꽃 정원과 함께 미로정원·체험학습장 등 어린이가 자연을 배우며 뛰어 놀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동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한택식물원의 ‘심장’이랄 수 있는 자연생태원이 나타난다. 식물원 산비탈에 홀아비꽃대ㆍ꿩의바람꽃ㆍ삼지구엽초 등 희귀 자생식물 1000여 종을 심어놓았는데, 각각의 자연 생태계에 맞게 주변 환경을 조성했다.

식물원 입구에서 시즌마다 새롭게 만든 안내 책자를 나눠준다. 10일 단위로 만개하는 꽃들이 표시돼 있어 관람에 도움을 준다. 식물원 정상에서 해발 370m 비봉산 산책로가 이어진다. 히어리 등 희귀식물을 볼 수 있다. 23일까지 봄꽃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용정보 영동고속도로 양지IC로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20분쯤 가면 나온다. 입장료 8500원. 031-333-3558, www.hantaek.co.kr.

아이리스의 나라  유식물원

유식물원은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갖가지 나무와 식물들이 테마별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식물원 주변에 연분홍 꽃잔디가 만개해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하다. 식물원 정상 주변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아이리스꽃 정원이 있다.

20여 년간 전 세계 아이리스 종을 들여와 심은 식물원. 지난해 여름 개방했다. 20만㎡ 대지에 아이리스 종을 중심으로 20여 가지 테마 정원이 조성돼 있다. 오랜 시간 아이리스를 재배해온 덕분에 이제는 자체 교잡종도 여러 종 갖고 있다. 산비탈에 자리 잡은 아이리스원에는 500여 종의 교잡 아이리스 종과 일본붓꽃 등을 합쳐 1000여 종이 식재돼 있다. 유상학 대표는 “전 세계 아이리스 중 70%는 확보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아이리스는 우리말로 붓꽃 또는 꽃창포다.

아이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무지개의 여신’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색이 화려하다. 흰색 꽃과 보라색 꽃을 교잡하면 그 중간색인 분홍색 아이리스가 나온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봄마다 새 품종의 아이리스를 선보이는 뉴칼라 페스티벌이 열린다. 색이 화려한 만큼 향도 다양하다. 유 대표는 “초콜릿색 꽃은 단내가 진하고 푸른색 꽃에선 바다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아이리스는 보통 5월 15일을 즈음해 만개한다. 하나 올해는 이상 저온 현상으로 열흘쯤 만개 일자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식물원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이용정보 3번 국도를 타고 포천ㆍ동두천 방향 직진하다 신북온천 가는 길에 있다. 입장료 5000원. 031-536-9922, www.yoogarden.com.

토종만 모여 산다 한국자생식물원

한국자생식물원 벌개미취 꽃길.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만 심어놓은 곳이다. 2002년 산림청 지정 1호 수목원이 됐고, 2004년엔 멸종위기 야생식물 10종에 대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 됐다.

오대산에만 있는 세계적인 희귀종 노랑무늬붓꽃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여러 종의 멸종위기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식물원 입구 재배온실 안에 희귀식물을 연구·증식하는 온실이 있지만, 일반인 관람은 금지돼 있어 먼발치에서만 볼 수 있다.

야외로 나오면 자생식물원이 자랑하는 희귀식물보전원이다. 깽깽이풀ㆍ노랑무늬붓꽃ㆍ산작약ㆍ가시오갈피ㆍ노랑만병초ㆍ한계령풀ㆍ개병풍ㆍ개느삼ㆍ연잎꿩의다리 등 귀한 품종이 여기에선 흔하게 보인다.

전시온실을 나와 다리를 건너면 생태식물원이다.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꽃을 오대산 산비탈 10만㎡에 확 풀어놓았다. 산으로 꽃길을 내어 그 길을 따라 꽃밭을 가로지르며 관람할 수 있다. 여름이면 벌개미취가 만발해 산기슭 전체가 광활한 꽃밭으로 변신한다. 생태식물원 뒤쪽엔 독성식물원도 있다. 조선시대 사약의 재료가 됐던 독초를 구경할 수 있다.

강원도 산골까지 찾아오는 관람객을 위해 탄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5월에는 산나물체험·멸종위기 식물체험이 진행된다.

●이용정보 영동고속도로 진부IC로 빠져 나와 월정사 가기 전에 우회전 하면 나온다. 입장료 5000원. 033-332-8069, www.kbotanic.co.kr.



그때 그 ‘혁이 삼촌’이 뽑은 10곳

‘혁이 삼촌’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본명은 이동혁(41). 풀·꽃·나무가 좋아 전국의 산과 들을 헤매고 다니는 남자다. week&하고도 인연이 있다.

2007년 ‘혁이 삼촌의 꽃다라기’란 칼럼을 연재했다. 풀·꽃·나무에 관한 책을 벌써 6권이나 냈고, 최근엔 『꼭 가봐야 할 수목원&식물원 23』(이비락)을 또 펴냈다.

혁이 삼촌에게 수목원별 특성 등을 고려해 수목원·식물원 10곳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로잡습니다

* 아침고요수목원

홈페이지 : http://www.morningcalm.co.kr/
요금 : 주중 7000원 / 주말 8000원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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