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상습체증 빚는 인천 문학경기장 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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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매일 출근길에 승용차로 인천시 남구 관교동 월드컵 문학경기장 앞 도로를 지나 종합터미널 부근 직장까지 가야 하는 박명균씨(38·학익동)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짜증부터 난다.

주변 도로에 차량이 엉켜 소통이 잘될 때 2분 정도면 지나갈 거리를 빠져 나오는데 20여분씩 걸리기가 일쑤기 때문이다.

박씨는 “출퇴근때는 물론 대낮에도 툭하면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이곳을 보노라면 벌써부터 내년 월드컵때의 교통 지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통체증 실태=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문학경기장 주변 도로는 인천시내에서도 이미 ‘A급 교통 체증지구’로 꼽히고 있다.

출퇴근때 학익동 방면에서 나와 인천도호부 옛 청사 앞을 거쳐 문학경기장 4거리까지 불과 8백m 정도(신호등 4곳)를 통과하는데 보통 20여분 이상 걸린다.문학경기장 4거리를 지나 종합터미널이나 석바위 ·연수구 방면으로 가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출퇴근때 연수방면에서 관선고가교를 지나 석바위 방향으로 갈 경우의 체증도 문학경기장 앞 도로 체증 못지 않다.

14일 오후 2시 관선고가교 통행 차량을 단속중이던 한 경찰은 “문학경기장 앞 도로와 관선고가교∼석바위 구간의 체증 정도는 인천에서도 가히 1급”이라고 소개했다.

◇체증 요인=문학경기장 주변의 교통 유발 구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인천 남 ·남동 ·연수구 접경지대에 위치한 문학경기장 앞 도로는 편도 3차선으로 남구 학익 ·관교동,연수구 선학 ·연수동,남동공단 등을 연결하는 중심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따라서 차량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인근에 서해안고속도로 남동IC가 위치해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온 차량의 30% 가량이 구 도심인 학익 ·용현동 등으로 접근하면서 이 일대 도로를 통과 도로로 쓰고 있다.

게다가 문학경기장 반경 1.5㎞이내에 신세계백화점 ·까르푸 ·농산물도매시장 ·종합터미널 등 다중복합시설들이 밀집해 있으며 지난 10월 인천도호부 옛 청사도 경기장 바로 코 앞에서 개관됐다.

연수동과 주안동을 연결하는 문학터널 1,2호선이 2∼3년후 완공되면 일대 교통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흡한 대책=시는 지난 1994년부터 월드컵 경기장 주변 대형 토목공사에 대한 교통영향평가시 일부 보완을 전제로 대부분 통과시켜 교통난을 구조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내년 월드컵땐 차량 부제 운행과 대중교통 이용 등을 호소할 계획이지만 지금의 체증 정도로 볼때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우려된다.월드컵후 만성 체증에 대한 대책은 더욱이 없는 실정이다.

남구 관계자는 “문학경기장 앞 도로 체증은 이미 극에 달한 느낌”이라며 “현재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성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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