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용한 아침의 나라, 마침내 진보의 길 결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너무 긁으면 괴로울 게 분명하다.”

1900년 파리박람회 당시, 현지 일간지 프티 주르날에 실린 삽화. 프랑스 건축가 페레가 지은 대한제국관을 묘사했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제공]

110년 전 파란 눈의 프랑스인이 참빗을 ‘가려움증용 빗’이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평했다. 1900년 파리박람회 때였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가 10일 공개한 1900년 파리박람회 관련 자료에는 당시 대한제국관에 대한 유럽인의 호기심이 잘 드러난다. 특히 현지 신문 프티 주르날의 페도(F. Faideau) 기자는 직접 전시장을 둘러본 감상을 담았다.

대한제국관에 대한 그의 총평은 이랬다. “국왕이 전시회 참가를 허가한 것으로 보아 러시아, 일본과 밀접한 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마침내 진보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한 것 같다.” 또 프랑스 건축가 페레가 지은 대한제국관 건물에 대해선 “극동의 미를 살려 가장자리가 살짝 들린 큰 지붕을 덮은 목재건물(한국관)의 매력은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고 평가했다.

당시 대한제국은 진열대 가장자리에 쌀·밀·옥수수·메밀·콩 등을 병에 담아 전시했다. 당시 일본으로 많이 수출되던 것들이다. 개고기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띈다. 페도는 “개고기는 환자들에게 국으로 대접한다”며 “모든 음식을 아주 맵게 먹으며 참기름과 아주까리 기름으로 요리한다”고 썼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최근 방한한 로세르 탈레스 국제박람회기구 사무총장이 조직위에 기증한 것이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