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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여름방학 SAT 공략법

중앙일보

입력


최근 SAT 학원가엔 조기유학생들의 수강 문의가 부쩍 늘었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미국 고교의 여름방학에 맞춰 국내에서 취약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다. SAT 시험을 치른 선배들도 “3~4개월의 집중학습이 SAT 성적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며 여름방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 9월 미국대학 입학을 앞둔 이가현(20·Rutgers University 약대)씨와 정혜원(20·Claremont Mckenna College 환경경제정치 전공)씨를 만나 SAT 학습비법을 들었다.

평소 풍부한 사례 찾아 에세이 공부해

SAT Ⅰ 시험 첫 시간은 에세이 작성 능력 평가다. 전체 2400점 중 10%도 안되지만 에세이를 망치면 다음 시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정씨는 “상위권 대학 일수록 외국인 학생들에게 에세이 작성 능력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절대 만만히 봐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에세이 작성 능력의 핵심은 25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안에 탄탄한 구조를 짜는 것이다. 단순 찬반을 묻는 토플 에세이와 다르게 응시자의 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주제도 다양하다. 과학·철학·시사이슈 등 주제의 이해를 위한 배경지식은 기본이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다양한 영역의 책을 읽어 풍부한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고전문학·과학·철학·세계사·신문·시사잡지 등 분야별 추천도서 목록을 중심으로 독서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SAT 출제기관인 ‘College Board’와 각 대학의 사이트를 활용하면 핵심도서 목록을 뽑을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읽는 것에만 그쳐선 곤란하다. 이씨는 “문학작품은 작가의 의도·시대배경·작품 특징 등을 중심으로 짧은 감상문을, 시사관련 주제는 요약문을 쓰면 도움이 된다”며 독후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경 지식 정리와 글쓰기 연습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전과 같은 에세이 쓰기 연습도 중요하다. 각 단계별 소요시간을 정해두고 타이머를 활용한 훈련이다. ‘주제 파악과 구조 짜기에 2~3분, 첫 도입부 작성에 5분, 2개의 단락으로 본문 구성에 14~16분, 마무리에 3분, 점검에 1분’의 시간을 정해둔다. 이씨는 “1주일에 1~2차례, 3개월 이상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며 “실전처럼 긴장감을 가지고 해야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판적 독해능력 위해 철저한 지문분석 연습

풍부한 독서와 에세이 연습은 독해에도 큰 도움이 된다. 글의 구조를 짜는 연습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지문분석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문맥과 단어의 숨은 뜻, 글의 구성, 각 단락 주제의 연결 등 비판적 독해능력을 요구하는 리딩 부분에선 필수적인 능력이다. 이씨와 정씨는 “최소 5년 정도의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답노트를 활용하면 짧은 시간에 지문분석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오답노트는 크게 문제 유형과 난이도, 자신의 지문 해석 내용, 선생님의 조언과 해설서의 내용으로 나눈다. 지문을 해석할 땐 전체 주제와 단락별 주제, 중요 문구의 표현 방법, 어휘까지 한 지문을 100% 활용해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독해와 정석적인 해설을 비교해 잘못된 해석과 문제분석을 바로잡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오답노트는 훌륭한 독서자료로도 활용된다. 실제 SAT Ⅰ에 출제됐던 것들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로 지문의 신뢰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시험 직전 마무리 단계에서 짧은 시간에 풍부한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씨는 “최근 5년 정도의 NEW SAT 기출문제 뿐 아니라 이전 유형의 OLD SAT 문제까지 찾아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문제은 행식의 SAT 출제 방식 때문에 유형과 문제가 달라졌어도 동일 지문이 활용되는 예들이 종종 있어서다.

정씨는 SAT 학습을 일찍 시작하라고 충고했다. 봉사활동·AP·경시대회 등 비교과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서다. 고 3 시기까지 SAT성적에 매달리다 보면 불안감과 부담감이 커비교과활동에 눈을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대학 중 진학목표를 빨리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능에 대한 부담을 안고 미국대학을 준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카플란센터코리아 추운주 원장 인터뷰

“시사 이슈를 추적·정리하면 도움”

-SAT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학생들은 대개 SAT를 공부하면 토플 성적도 자연스레 오를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토플과 SAT는 시험의 기본 취지가 다르다. 외국학생들의 기본적인 언어구사력을 평가하는 것이 토플이라면, SAT는 논리의 흐름과 일관성을 평가한다.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전제 하에 비판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SAT 학습 이전에 기본적인 토플 실력을 갖춰야 한다. 최소80~100점 안팎의 토플 점수가 돼야 수월하게 SAT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조기유학생들의 학년별 SAT 학습과정은?

미국 학년 기준으로 9학년이라면 아직 시간여유가 있다. 이때는 전반적인 독해능력과 사고력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SAT 어휘가 많이 등장하는 고전소설을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문장속에서 어휘를 습득해야 활용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시사 이슈를 추적·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문·시사잡지를 꾸준히 정독하고 중요 주제는 스크랩을 해 독서노트를 만들고 계속 활용해야 한다. 10·11학년 학생들은 실전 위주의 연습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시간안배 연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오답노트로 문제 유형을 분류하고 자신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다.

-SAT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상위 30위권 내의 대학은 SAT Ⅱ과목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하 대학이라 해도 자신의 취약 과목 극복을 위해 SAT Ⅱ 과목을 선택해 공부한 결과를 보여주면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과목을 선택할 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골고루 정해야 한다. 수학·화학·세계사 등의 조합으로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있음을 보여줘야 유리하다. 최근 미국 대학들이 학문 간 통합교육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학습성향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사진설명]이가현(사진 왼쪽)씨와 정혜원씨는 “SAT 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교재를 고를 땐 기출문제의 양이 많고 다양한 종류의 지문을 수록한 책”을 고를 것을 권했다.

<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 사진=정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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