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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권침해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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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주룽지(朱鎔基.사진)중국 총리는 31일 발간된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과의 회견에서 "중국에 인권침해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朱총리는 "중국은 이제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가 됐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중국에서 인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있으며, 아마도 외국보다 더 빈번한 것 같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중국 지도자가 스스로 인권침해 사례를 시인한 것은 처음으로 한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중국당국의 사형 집행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주목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인권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중국정부는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형 문제에 대해 "인민이 공분하는 흉악 범죄자들은 사형을 집행하고 있으나 반체제 인사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朱총리는 "이른바 민주화 운동단체 소속인 해외 망명 중국인들로부터 자료를 얻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이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반체제 인사들의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아 그들을 사형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은 워낙 복잡한 나라이므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서구의 모델에 맞춰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뒤 "서구의 체제를 전파하려는 시도들이 전세계에 평화와 안전을 가져온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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