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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중국 경제 대장정] 중국 가전 매장에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중국의 가전매장에선 매일 살아남기 위한 사투(死鬪)가 벌어진다.

우선 가전 메이커부터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다. 예컨대 컬러TV 제조업체만 2백여개, 에어컨은 70여개, 세탁기도 60여개나 된다. 게다가 웬만한 매장은 초등학교 운동장 만큼 넓다. 이러니 매장 한가운데에 파묻히면 고객의 시선을 붙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중국 가전회사들은 입구에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을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매장측에서도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판매량에 따라 입구쪽 매장의 주인을 바꾼다. 잠깐만 방심하면 하루아침에 입구 쪽에서 뒤편으로 밀려난다.

상하이(上海) 취양루(曲陽路)에 있는 신세계 이마트 2층 가전매장. 이곳에선 입구 쪽에 하이얼(海爾).춘란(春蘭).창훙(長虹) 등 중국 내에서도 이름 난 회사들이 들어서 있다.

하이얼 매장 점원은 "중국의 대형 가전 메이커는 광고비를 엄청나게 쏟아붓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이러니 입구 쪽 '명당'을 차지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외국가전업체가 입구 쪽으로 진출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때문에 각종 고객공략법이 등장하기도 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 하이얼매장 길목에 매장을 설치하고 하이얼을 찾는 고객들에게 자사의 에어컨을 판매하는 '기대기 전략'을 썼다.

그 결과 두평짜리 매장에서 지난 여름에만 LG는 4백대의 에어컨을 팔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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