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섬집 아기' 노래비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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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엄마가 섬그늘에/굴따러 가면/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한인현 시, 이흥렬 작곡)

대표적 동요 중 하나인 '섬집 아기'의 노래비가 제주해안에 세워진다. 제주도는 29일 '섬집 아기'의 작곡가 이흥렬(李興烈.전 한국작곡가협회장.1909~81)선생의 가족과 노래비 제막에 합의했다.

도는 이에 따라 도의회 승인을 거쳐 李선생 작고 20주기인 다음달 17일 북제주군 구좌읍 종달리 해안에서 기공, 李선생 탄생일인 내년 17일 제막할 계획이다.

함남 원산 출신으로 가곡 '바위고개' '어머니 마음' 등의 작곡으로 유명한 李선생이 곡을 붙인 '섬 집 아기'의 노래비 건립은 노랫말.멜로디가 제주도의 풍광과 정서에 어울린다고 판단한 가족들이 제주도에 노래비를 세울 것을 제의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비는 8분음표와 제주의 기생화산 '오름', 악보를 형상화한 조형물로 잠정 구상되고 있다. 노래비가 들어설 구좌읍 종달리 해안은 제주의 대표적 풍광을 자랑하는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바라다보이는 곳이다.

한편 노랫말을 지은 시인 한인현의 생몰연대가 미상이어서 도는 노래비 제막을 계기로 행적을 수소문하고 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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