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뉴라운드 대비 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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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적 불황을 무역.투자자유화로 반전(反轉)시키자." 21일 중국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의 메시지다. 정상들은 11월에 개최될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가 새로운 다자간무역협상(뉴라운드)을 출범시킬 것을 촉구했다.

또 정상들은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완전한 역내 무역자유화를 추진하자"는 1994년 APEC '보고르 선언'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들 선언은 테러사태에 의해 세계경제가 위축과 보호주의에 빠져드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다시 성장과 개방의 길로 접어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특히 아태 경제권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경제규모 기준 60%.무역기준 70%)을 감안할 때 이번 선언은 뉴라운드의 조기 출범을 기정사실로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97년 경제위기 이후 사문화하다시피 했던 '보고르 선언'을 재확인함으로써 아태경제가 다시 역내 개방과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활력을 되찾는 데 한몫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루과이라운드 당시 특히 농업부문 자유화와 관련해 겪었던 심각한 진통을 기억한다면 뉴라운드와 보고르 선언에 따라 추진해야 할 다자간.역내 무역자유화에 대해 대내적 합의 도출과 관련 부문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북한의 APEC 참여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은 이번 정상회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것이 북한의 개방과 시장경제로의 이행, 그리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경제인 중국과 러시아의 APEC 참여를 적극 지원했던 것도 바로 우리였다. 지금부터라도 북한의 APEC 참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고려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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