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박정상-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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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결정타 놓친 76-古力 침입 개시

제4보 (67~85)=삼성화재배 8강의 주인공들인 박정상2단과 안달훈4단이 이 판의 복기를 한다. 서봉수9단이 자리를 함께 했는데 徐9단은 이들의 의견을 사뭇 존중하는 분위기.

어느날 갑자기 뛰어올라온 신예들, 그것도 30년이나 어린 후배들을 이렇게 선뜻 인정해주는 곳은 아마도 승부세계 외에는 달리 없을 것이다.

중앙에 하얗게 눈이 내리면서 대세는 백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다.구리5단은 67부터 돌파를 시도했으나 70의 이단젖힘으로 중앙의 출구는 꽉 막혀버린다.

흑도 75까지 상당한 실리를 얻은 건 사실이지만 거대한 빵처럼 부풀어오르는 중앙의 스케일에는 도저히 상대가 안된다.

"그렇지만 76이 쐐기를 박을 기회를 놓쳤습니다. 이 수는 좌상에 쳐들어가는 한수였습니다."(박정상2단)

중앙은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 너무 넓어 불안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불리한 쪽에서 사생결단의 침투를 감행해오면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76은 '참고도'백1로 뛰어들 찬스였다. 이곳의 흑을 급하게 해 중앙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흑이 2,4로 수습하는 수가 있지만 흑A의 노림이 사라졌고 백B, C의 틀어막는 수도 생겨 백은 만족이다.

77부터 구리5단의 용틀임이 시작됐다.76의 완착과 함께 마지막 승부처가 열린 것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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