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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룩…무작정 똑같으면 '촌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최근 태국 푸켓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양문영(29.여)씨는 똑같이 차려입은 한국 신혼부부들의 모습에 당혹스러웠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두 오는 여행지에 유독 한국인 부부들만 똑같은 옷을 입고 다정함을 과시하고 있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양씨는 "옷을 통해 서로 하나가 됐음을 확인하는 것도 좋지만 상.하의에 벨트, 신발까지 똑같이 차려입은 모습은 좀 어색해 보였다"고 전했다.

게다가 남녀의 구분이나 개개인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커플 룩'은 당사자의 패션 감각을 의심하게 했다는 게 양씨의 말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커플 룩이라고 해서 똑같이 입는 것은 '촌스러운 패션'이라고 입을 모은다. 남성 캐릭터정장 '지이크'의 구희경 디자인실장은 "컬러나 소재.스타일 등에서 한가지 연결 고리를 찾아 조화를 이루도록 연출한다는 기본 공식만 적용하면 세련된 커플 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디자인은 같게, 색깔은 다르게 = 가장 기본적인 커플 룩. 같은 디자인에 남자가 베이지색을, 여자는 남색을 입는 식이다.

또 바지는 같은 계열의 색상을 선택하고 상의의 색깔만 다르게 입거나, 상.하의의 색깔을 서로 바꿔서 입을 수도 있다.

♥색깔은 같게, 디자인은 다르게 = 남자는 청바지에 흰색 폴로 티셔츠, 여자는 청소재의 오버롤 원피스 스커트에 흰색 라운드 티셔츠를 입는 식이다.

여기에 남자는 남색, 여자는 밝은 하늘색의 조끼를 입어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같은 디자인에 같은 색상이라면 속옷을 다르게 = 카디건이나 셔츠.점퍼 등이 같은 색상에 같은 디자인이라면 안에 받쳐입는 이너 웨어의 색깔이나 디자인을 다르게 만든다. 캐주얼 브랜드 '클라이드'의 박희란씨는 "겉옷이 같다면 안에 입는 옷도 남자는 남방 셔츠, 여자는 라운드 티셔츠를 입는 게 동일한 옷을 입는 것보다 멋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디자인.색깔이라도 전체적인 느낌이 통일되게 = 디자인이 달라도 색상을 파스텔톤으로 통일하거나 원색 계열로 해 분위기를 맞춘다. 또 전혀 다른 디자인과 컬러, 소재의 옷을 입더라고 전체적으로 힙합 스타일로 꾸미거나 복고 스타일로 꾸며서 서로의 취향이 같음을 뽐낼 수 있다.

♥소품을 통일한 패밀리 룩 = 가족 구성원의 옷중 일부가 똑같거나 비슷해서 누가 봐도 한 가족임을 알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든다.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각각 바지나 남방, 치마를 비슷한 것으로 입거나 부부끼리, 자녀끼리 비슷한 소품을 맞춘다.

작은 배낭이나 스포츠 모자를 비슷하게 통일해도 멋진 패밀리 룩이 된다.

♥올 가을엔 큼직한 체크 무늬와 와인.베이지색에 주목 = 캐주얼 브랜드 '나크나인'의 홍경숙 팀장은 "올 가을엔 와인색과 베이지색의 조화를 이용해 커플 룩을 연출해 보자"고 제안했다.

예를 들면 와인색 스웨터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남자, 베이지 니트 카디건과 와인색 A라인 스커트를 입은 연인은 세련된 통일감을 준다.

또 서로 다른 색깔의 큼직한 체크 무늬 남방셔츠를 이용해도 분위기 있는 가을 커플이 될 수 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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