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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장작가 4인 '유령의 세계전' 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령의 세계(Ghost World)전은 미국 뉴욕의 젊은 작가 4명이 해석한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그림자를 보여준다(11월 3일까지).

기획은 화가이자 '플래시 아트 매거진'의 기자며, 독립기획자로 국내 미술팬에게도 낯익은 마이클 코헨이 했다. 작가는 리사 러이터.브래드 칼래머.잭 패더리.코더 최.

패더리는 현지에서 작품이 없어서 못판다는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칼래머는 뉴욕 최고의 개인 갤러리인 제프리 프로젝트에서 개인전을 가진 작가.

러이터는 뉴욕과 브뤼셀.빈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벌이는 촉망받는 신예고, 유일한 한국인인 코디 최는 뉴욕대 교수로 미국과 한국에서 상당한 이름을 얻고 있다.

전시 제목은 미국에서 최근 영화로도 제작된 댄 클로스의 장편만화에서 따왔다.

두 소녀가 쇼핑몰로 뒤덮인 이상한 나라 미국을 의미없이 떠돌며 겪는 모험담을 차가운 시선으로 담고 있는 만화다.

코헨은 "작가들 역시 만화의 주인공처럼 현대사회의 소외와, 영적.사회적 세력들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진부하고 평범한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됐다"고 설명한다.

러이터는 철거현장 빈집 등을 찍은 스냅사진을 캔버스에 투사해 우울한 분위기를 드러낸다. 사진의 외곽선을 도려내고 상충하는 색으로 내부를 채워넣은 불협화음은 소외를 암시한다.

인디언 출신으로 독일 가정에 입양됐던 칼래머는 풍경 속에 개척자들의 유령을 들소와 해골 등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패더리는 소비사회의 로고와 아이콘 등에서 퇴폐적 유령을, 코디 최는 모방과 복제를 일삼는 인터넷 웹 상의 유령을 시사하는 작품을 전시 중이다. 02-511-0668.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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