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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샐러리처럼 한 달 만에 식탁 올릴 채소부터 시작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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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호 06면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온도가 맞으면 식물은 성장하고 열매를 맺는다. 초등학교 4학년 과학시간에 졸지만 않았다면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러나 막상 집에서 식물, 특히 채소를 키우려 하면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권혁현 팀장은 “누구나 처음에는 싹이 트지 않거나 중간에 말라죽는 등 실패를 경험한다. 이때 상심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보자들을 위해 고수에게 시티 파머 노하우를 들어봤다.

초보 시티 파머가 실패하지 않으려면

경험 쌓아 열매채소나 감자·고구마에 도전
도시농업포럼 김민기 공동대표는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도시인들은 채소·과일을 먼저 키워 본 뒤 차츰 범위를 넓혀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상추·적근대·겨자채·샐러리 같은 잎채소 모종은 심은 뒤 한 달만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 손수 키운 채소가 식탁에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울토마토·고추·가지 등 열매채소나 감자·고구마도 집에서 비교적 쉽게 기를 수 있다. 차·샐러드뿐 아니라 식초·식용유 등 다양한 곳에 넣어 활용하는 바질·로즈마리 같은 허브도 재배가 가능하다.

구석구석 자투리 공간 활용을 하자
경력이 10년이 넘는 유혜주 원장은 “아담하게 시작하라”고 권한다. 원래 도시 농사에는 큰 공간이 필요 없다. 햇빛만 잘 든다면 반 평짜리 베란다 구석도 충분하다. 거창하게 시작했다간 금세 지쳐 포기하기 쉽다. 아파트 베란다나 건물 옥상, 단독주택 앞마당에 관심을 기울이자. 스티로폼 박스나 버려진 화분 등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용기를 활용하면 좋다. 배수 구멍이 없는 용기를 이용할 땐 맥반석·세라믹볼 등을 맨 아래 깔고 부직포를 덮은 뒤 흙을 담아야 물이 차는 걸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흙
아파트 베란다에서 10여 가지 작물을 기르는 원예치료사 유춘숙(54)씨는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배양토(흙) 만들기”라고 말했다. 농사에는 각종 유기질이 풍부하고 물이 잘 빠지는 밭 흙이 최적이다. 도시에서 밭 흙을 구하기 어려우면 시중에 판매하는 흙을 구입해 사용해도 좋다. 유씨는 “피트모스(늪지 흙)와 펄라이트(화산암)를 7대 3 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양분과 배수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율 맞추기가 어렵다면 제품으로 나오는 배양토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콩·땅콩도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어
씨앗을 뿌릴 때는 가급적 잎채소를 고르는 편이 수월하다. 흙에서 연한 새싹이 솟아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상추·열무·시금치·쑥갓·얼갈이배추를 뿌리자. 콩이나 땅콩도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20도 이상일 때 발아가 잘되므로 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싹 틔울 자신이 없다면 모종을 가져다 심어도 좋다. 토마토·가지·고추·호박·오이·고구마는 작물 특성상 직파가 어렵기 때문에 모종을 기르는 게 낫다. 모종은 종류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판(12~20개)에 5000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환기 안 되면 각종 벌레 잘 생겨
습도가 높고 밤에 추우면 작물이 병에 걸리기 쉽다. 환기가 안 되면 진딧물·깍지벌레·응애 등 각종 벌레들도 잘 생긴다. 병충해가 발생한 부위는 최대한 빨리 제거해 전염을 막자. 집에서 농약을 치자니 찜찜한 기분이 들 수 있다. 이럴 땐 커피 찌꺼기를 이용하면 된다. 보리차 색깔이 나도록 찬물에 우려 분무하면 벌레가 죽을 뿐 아니라 영양분도 공급할 수 있다. 목초액을 300~500배 희석해 사용해도 좋다.

7일 도시농업학교 개교
주위에 도움을 주는 곳이 있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agro.seoul.go.kr)에서는 연중 다양한 교육과 지원 행사를 한다. 도시농업포럼(02-523-7255)은 5월 7일 ‘도시농업학교(시티 파머스 스쿨)’ 1기 과정을 개강한다.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관련 사이트나 책을 찾아봐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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