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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테러쇼크 소비줄고 대량 감원 사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미국의 테러쇼크가 실물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소비둔화와 대규모 감원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CNN은 도쿄-미쓰비시 은행과 UBS 워버그의 주간 보고서를 인용, 지난주 미국의 소매점 매출이 전주에 비해 1.4% 감소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3월말 이후 주간 하락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인스티넷 리서치가 9천개 대형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소매판매도 지난주 3.2% 줄었다. 테러사태 발생 전 예상치는 0%였다.

18일 발표된 8월의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1% 오르는데 그쳐 아직 물가걱정은 별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테러 후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들먹이고 있어 9월 물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실적악화를 우려한 기업들이 감원을 구체화하고 있다. 항공기 수요 감소로 보잉은 내년 말까지 최대 3만명(전체 인력의 15%)을 감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항공업계의 감원은 앞으로 수개월 내 1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4분기에 5.2%, 내년 1분기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그동안 미국경제를 지탱해오던 소비는 더욱 얼어붙게 된다.

테러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보험사뿐 아니라 정보기술(IT).자동차.방송.광고.의류 등 여러 업종의 기업들이 속속 다음 분기에 수익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톰슨파이낸셜 퍼스트콜은 IT 업계의 3분기 이익이 전체적으로 68%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T 업계의 수익은 이미 1분기에 36%, 2분기에 64%나 감소했는데 테러로 가속도가 붙은 셈이다.

유력 신용평가회사인 S&P가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 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18일)한 것도 자동차 등 내구재의 소비위축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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