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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출 가산금리 3%P 넘으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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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호 26면

Q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까지 떨어졌다기에 은행에 갔더니 5%대 이자를 물라고 합니다. 사람 차별 아닌가요.
A 예 맞습니다. 은행은 사람을 차별합니다. 단골은 우대하지만 새내기 고객에겐 비싼 이자를 물립니다.

주택담보대출 싸게 쓰는 법, 5가지 Q&A

은행들은 고객에 대한 차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근사한 말로 ‘주거래 고객 우대혜택’이라고 한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코픽스 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낮으면 연 3.82%지만 높은 경우 5.22%에 달한다. 최저와 최대 금리의 차이는 1.4%포인트나 된다.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연간 140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대출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덜 내고 싶다면 상품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겁먹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더하기 빼기만으로 이뤄진 간단한 공식이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방법은 ‘기준금리(시장금리)+가산금리(은행 이윤)-우대금리(할인금리)’다. 은행마다 구체적인 숫자는 달라도 기본 공식은 같다.

여기서 사람을 차별하는 역할을 하는 게 우대금리다. 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자세한 사항이 나온다. 국민은행 이정걸 재테크팀장은 “국민은행의 경우 7가지 항목에 따라 대출금리를 우대해 준다. 다른 은행도 대체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이 말하는 항목은 ▶신용카드 ▶인터넷·모바일 뱅킹 ▶급여이체 ▶퇴직연금 가입 ▶거래실적 우수 ▶노부모 부양 ▶3자녀 이상 가구다. 은행에 따라 ▶아파트 관리비 납부 ▶각종 자동이체 ▶주택청약상품 가입 ▶예·적금 가입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우리은행 안명숙 어드바이서리센터 팀장은 “은행이 원하는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했다면 최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해당 은행과 10년 이상 꾸준히 거래했더라도 0.5~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 게 보통이다.

Q 대출 금리는 여러 종류던데요. 코픽스·양도성예금증서(CD)·고정금리 중 뭐가 좋을까요.
A 대출기간이 짧다면 신규 취급액 기준의 코픽스가 단연 유리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장단점을 잘 비교해 보세요.

대출 기준금리가 여러 종류인 것도 고객을 헷갈리게 한다. 코픽스란 것은 국내 9개 은행이 고객(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올 때 주는 금리의 평균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월부터 매달 15일 홈페이지(www.kfb.or.kr)에 공표하고 있다. 금리를 계산하는 기준이 지금까지 빌린 돈 전체(잔액)냐, 최근 한 달간 새로 빌린 돈(신규 취급액)이냐에 따라 둘로 나뉜다. CD는 일종의 예금상품인데 주식이나 채권처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점에서 보통의 예금과 다르다. 코픽스나 CD연동 대출은 3개월이나 6개월의 기간을 정해 놓고 이 기간이 지나면 기준금리를 변동시킨다. 이 밖에 한 번 금리를 정하면 만기까지 변하지 않는 고정금리 대출도 있다.

국민은행에 의뢰해 신규 취급액과 잔액 기준 코픽스, 3개월짜리 CD 기준, 고정금리의 4가지로 각각 대출금리를 따져봤다. 월 100만원 정도 신용카드를 쓰고 인터넷 뱅킹과 급여이체를 하면서 거래실적이 우수한 고객(골드스타)을 가정했다. 국민은행은 이런 고객에겐 총 0.8~0.9%포인트의 대출 금리를 깎아준다. 22일 현재 대출 금리가 가장 싼 상품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로 연 4.32%, 다음은 CD연동으로 4.71%였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연 5.17%, 고정금리는 5.97%로 계산됐다.

국민은행 이정걸 팀장은 “대출 기간이 짧다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로 하는 것이 단연 유리하다”고 말했다. 코픽스 대출은 대부분 은행에서 6개월 단위로 금리를 계산한다. 따라서 이달에 대출을 받는다면 일단 10월까지는 싼 이자로 돈을 쓸 수 있다. 이 팀장은 “10월이 되면 코픽스와 CD 금리 모두 현재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10월 이후는 코픽스가 CD 금리보다 얼마나 더 오르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린다. 그는 “코픽스가 CD 금리보다 0.4%포인트 이상 더 오르지 않는다면 총이자 납입액은 코픽스(신규 취급액) 대출이 가장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0년 정도 장기 대출이라면 계산은 복잡해진다. 신한은행 이관석 재테크팀장은 “대출 금리를 고를 때는 변동성이란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CD 금리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심하게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코픽스 중 잔액 기준 금리는 웬만해선 크게 변하지 않는다. 최근 움직임도 연 4.11%(2월)→4.1%(3월)→4.11%(4월)로 안정적이다. 이 팀장은 “개인의 성향이 보수적이어서 이자를 조금 더 물더라도 대출금리의 급등 가능성을 걱정하고 싶지 않다면 잔액 기준 코픽스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 성향이어서 금리 상승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당장 이자가 싼 것을 선호한다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나 CD 기준 대출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 2년 전 고정금리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6%대 후반입니다. 바꿀 수 없나요.
A 이자가 싼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수료를 물어야 합니다.

기존에 비싼 고정금리 대출을 받았더라도 금리가 싼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시점에서 새로 대출받는 것으로 금리를 계산한다. 이관석 팀장은 “변동금리는 향후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그 폭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존 고정금리 대출과 신규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차이가 2%포인트 정도라면 변동금리 대출로 갈아타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출 갈아타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중도상환 수수료다. 대부분의 은행은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은 고객이 3~5년 안에 갚으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린다. 대출 갈아타기도 중도상환과 마찬가지다. 하나은행 이창훈 상품개발부 과장은 “우선 수수료가 면제되는 시점이 얼마나 남았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바로 갈아타는 것보다 몇 달 정도 기다리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 금리 차이가 크거나 대출 만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면 약간의 수수료를 물더라도 바로 갈아타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 CD연동 대출은 수수료 없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갈아탈까요, 말까요.
A 가산금리가 크고 만기가 오래 남지 않았다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탈 만합니다.

은행들은 8~9월까지 고객이 원한다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CD연동 대출을 코픽스 대출로 바꿔준다. 이 경우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은 가산금리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CD연동 대출을 받았다면 대개 1~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물고 있다. 여기에 CD 금리(23일 현재 연 2.45%)를 더하면 연 3~4%대로 코픽스 대출(신규 취급액)의 금리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다. 안명숙 팀장은 “가산금리가 낮을 때 대출을 받았다면 현재 대출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좋다”며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가산금리가 3%포인트 이상일 때 CD연동 대출을 받았다면 코픽스 대출로 갈아탈 만하다”고 말했다.

대출 만기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는 코픽스(신규 취급액) 대출의 금리가 CD연동 대출 금리보다 싸다. 하지만 언젠가 금리가 요동치면서 역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혹시 금리 역전이 발생한다면 지금 코픽스 대출로 갈아탄 사람이 결과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만기가 오래 남지 않았다면 역전 가능성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Q 은행마다 금리가 조금씩 다르던데요. 어느 은행이 가장 유리합니까.
A 주거래 은행으로 가세요. 단 집단대출은 예외입니다.

웬만하면 주거래 은행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대출 상품의 종류는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다. 관건은 대출 금리인데 은행별 차이가 0.5%포인트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이창훈 과장은 “여러 은행을 돌아다니며 금리를 비교해 봐도 그 차이는 크지 않다. 그보다는 거래 실적에 따른 우대를 받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외는 있다. 특정 아파트 단지 등에 일률적으로 금리를 싸게 해주는 집단대출이다. 안 팀장은 “집단대출은 은행이 고객 확보 차원에서 파격적으로 금리를 깎아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단대출이 주거래 고객 우대를 받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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