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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통일 해임안 표결] 목청 높인 JP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호흡이 잘 맞네. 지금 그런 얘기 온다고 해서 적당히 할 수 없어. "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2일 북한의 '남북 당국자 회담 재개' 제의에 이렇게 반응했다.

그러면서 JP는 의원총회에서 "임동원 장관이 대한민국이야? 그 사람 건들면 모든 게 없어지나? 자진사퇴하면 공조가 왜 깨져" 라며 "내일 표결한다" 고 못박았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명예총재는 공조파기를 포함해 모든 것을 감안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이날 자민련 의총에는 이한동(李漢東)총리 등 소속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다.

JP는 전날 밤 이양희(李良熙)사무총장 등과 신당동 자택에서 심야대책회의를 가진 자리에서도 결연한 입장과 여권에 대한 섭섭함을 내비쳤다고 한다.

"(1995년 자민련 창당 때)국회의원 다섯명 갖고도 일한 적이 있다. 정권 탄생에 기여했고, 우직하게 따라가줬는데 우리 보고 공조의 단물만 빨아 먹었다구? 단물은 지들이 빼먹었지 우리가 빼먹었나. 우리 보고 반(反)통일세력이라는데, 이런 작자들과 어떻게 일을 같이 하나" 라며 격분했다는 것.

또 "이번 일을 대망론이니 뭐니 하고 연결시키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이건 내 신념의 문제다. 한 줌도 안되는 사람들이 평양이다, 금강산이다 갔다오고 남북 화해협력이 증진됐다고 하지만 그런 게 아니다" 고 말했다고 당직자들이 전했다. 한갑수(韓甲洙)농림부장관이 신당동을 찾았을 때는 여권 핵심을 비난하는 JP의 고성이 문밖까지 흘러 나왔다고 한다.

당내에선 "소속 의원 20명 중 JP가 가장 단호하더라" (鄭鎭碩의원)는 얘기가 나왔다. 막바지에 절충 노력도 있었다. 邊대변인은 "청와대와 JP가 여러 채널로 물밑 접촉 중" 이라고 귀띔했다.

이양희 사무총장은 "표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고 말했다. 2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JP의 신당동 자택에는 민주당에서 이적한 장재식 산업자원부장관, 배기선 의원 등이 방문했다가 밤늦게 나왔다. 그들은 "JP 설득에 실패했다" 고 말했다.

최상연.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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