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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인터넷 검열' 무력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중국 인민을 대상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정보전쟁이 인터넷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한때 중국의 철옹성을 뚫기 위해 라디오 방송을 이용하던 미국 정부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이 싸움을 인터넷 상으로 옮긴 것.

미국이 창(인터넷 사이트)으로 찌르면 중국은 방패(사이트 폐쇄)로 막는 힘겨루기의 반복 끝에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의 방패를 무력화하는 묘안을 짜냈다.

사설 서버를 통해 중국 인터넷 이용자가 폐쇄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의 시각을 라디오를 통해 전세계에 전파해온 '미국의 소리(VOA)' 는 30일(현지시간) "미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1백만달러(약 13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아 사설 인터넷 회사인 세이프웹(SafeWeb)과 수주 안에 계약을 체결할 것" 이라며 "세이프웹의 서버가 연결되면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조만간 폐쇄된 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세이프웹은 수십개의 사설 서버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회사다.

VOA 중국어 라디오 방송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전파방해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고, 웹사이트는 97년 폐쇄됐다.

VOA사이트 외에도 중국 인터넷 이용자들은 현재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와 워싱턴포스트 등 중국에 비판적인 국제기구와 언론사 사이트를 검색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는 이달 초 장쩌민(江澤民)주석과의 인터뷰 직후 폐쇄조치가 겨우 풀렸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대략 3천만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의 인터넷 인구를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중국전문가들은 "VOA의 이번 조치가 중국의 인터넷 규제를 더욱 가속화할 것" 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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