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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가는 새만금] 글로벌 명품복합도시 꿈, 10만 명의‘희망 깃발’춤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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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준공식을 기념해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신시도 광장에서 화려한 깃발축제가 열린다. 400여 개의 대나무에 매달린 깃발이 바람이 불 때마다 일어나면서 ‘2010 새만금 깃발축제’ 글자를 새긴다. [새만금=프리랜서 오종찬]

모자를 벗겨갈 정도로 바람이 센 신시도 광장이 깃발로 출렁거렸다. 입구인 게이트 광장은 8m 높이의 대나무에 빨강·파랑·흰색을 띤 3태극 깃발 수천 장이 펄럭였다. 문 양쪽에 늘어선 400여 개의 대나무는 30개씩 깃발을 달고 도열해 있었다. 깃발은 바람이 불 때마다 파도처럼 휩쓸렸다 일어나면서 ‘2010 새만금 깃발축제’라는 글자를 연출했다.

광장 안으로 들어서자 아파트 10층 높이에 농구장 2.5배 크기의 거대한 철골 구조물에 깃발을 꽂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며칠 뒤 준공식 즈음이면 ‘희망나무’로 피어날 조형물이다. 깃발로 만든 구조물로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바로 옆에는 한반도 모양의 연못을 파고, 주변에 국내 247개 시·군을 상징하는 지자체 깃발과 G20 국가의 대형 국기를 설치한다.

◆세계 최대 깃발 조형물 ‘희망나무’

작업을 지휘하는 김해곤(설치미술가)씨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원동력이자 세계적인 명품복합도시를 꿈꾸는 새만금에 대한 염원을 깃발에 담아 표현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장 방조제에서 자연과 예술·인간이 어우러지는 웅장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새만금 방조제 준공식을 기념해 신시도 광장에서는 깃발축제가 열린다. ‘생명의 바람으로 천년 희망의 깃발을 휘날리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10일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해외작가 50명을 포함해 2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출한다. 행사장은 크게 ‘대지의 문’ ‘바람의 언덕’ ‘희망나무’ ‘물의 정원’ ‘소통의 광장’ 등으로 구성된다.

◆10만 명의 희망·꿈 담은 메시지

이 가운데 가장 큰 볼거리는 ‘희망나무’ 프로젝트. 10만 명의 메시지를 담은 펄럭거리는 거대한 깃발 조형물은 앞으로 새만금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형물은 새만금 방조제 33㎞를 나타내는 의미에서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33m다. 여기에 방조제 준공식이 열리는 올해를 나타내는 2010개의 깃봉에 6만여 장의 깃발을 꽂는다.

희망나무에 들어갈 메시지를 받기 위해 전북도는 지난달 ‘희망 원정대’를 출범시켰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원정대는 한 달간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의 주요 도시를 돌면서 새만금을 알리는 한편 희망 메시지를 받는 작업을 해왔다.

‘소통의 광장’은 글로벌 국제도시 새만금을 표현한다. 중앙에 지구를 상징하는 대형 군집깃발이 들어서고, 주변에 각 나라의 국기를 배치해 세계와 소통하는 새만금을 보여준다. 녹색성장의 의미를 담은 ‘바람의 언덕’에는 바람개비 조형물과 바람의 터널, 연을 활용해 바람의 움직임을 눈과 귀·손으로 느껴볼 수 있다.

◆대형 점박이 무당벌레 등장

‘대지의 문’에는 솟대와 장승·토기·허수아비·농기구 등 조형작품을 설치해 땅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미니 깃발과 띠·꽃을 활용해 가로 45m, 세로 35m의 거대한 점박이 무당벌레를 만든다.

세계적인 수변도시를 지향하는 새만금의 특성을 담은 ‘물의 정원’에는 깃발 회화작품과 재활용 조형물이 등장한다. 축제현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펼쳐진다. 전주 지역에 전승돼 온 전통 기세배놀이와 방조제 걷기, 대학별 응원전 대결도 흥미를 모은다.

장대석 기자

김완주 전북지사, ‘첫 삽’19년 만에 1기 사업 마무리
국제상품거래소 등 유치하겠다

김완주(사진) 전북지사는 “새만금방조제 준공식을 앞두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총각처럼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감회가 깊을 텐데.

“새만금이 첫 삽(1991년)을 뜬 지 19년 만에 방조제가 완공된 것이니 한두 마디로 감회를 표현하기 힘들다. 공사 중단, 법정소송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00만 전북도민의 가슴에 쌓인 응어리가 풀리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27일 준공식은 대한민국의 새만금으로, 세계 속의 새만금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명품도시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새만금 남단에 산업·관광·국제비즈니스 기능이 결합된 6730㏊의 세계적 명품도시를 만든다. 명품도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의 입주를 견인할 국제적인 앵커기관의 유치가 필수적이다. 우선 동북아개발은행, 국제상품거래소, 해외 유명대학, 저명한 의료기관 등을 생각하고 있다. 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토지를 무상으로 주거나 파격적으로 싼 임대료를 제공하는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자본 유치 실적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있다.

“새만금은 여의도의 140배나 되는 넓은 토지와 저렴한 땅값, 세계 최대의 중국 시장과의 근접성 등 강점이 많아 해외 투자업체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땅을 매립하는 단계라 분양가나 유치 업종 등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실제 투자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투자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해 집중 관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해외 홍보전략을 펴나갈 방침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방조제 준공식과 함께 1기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되고, 2기 내부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스타트한다. 명품복합도시 건설 등 5대 선도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20년간 21조원을 쏟아 붓는 엄청난 공사가 이뤄진다. 사업이 걸림돌 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완벽한 준비를 갖추는 한편,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려는 노력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현재 사업을 총리실이 총괄하고, 8개 부처가 집행을 하다 보니 손발이 맞지 않고 삐걱거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조정하는 유기적인 시스템을 빨리 갖춰야 한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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