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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토끼 6마리 2년 전에 만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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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북한의 첨단 연구시설을 방문했던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리처드 스톤 기자의 방북기를 실었다. 북한은 2002년 7월 체내 태아섬유세포를 이용해 세계에서 최초로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체세포 복제토끼(사진)를 스톤 기자에게 공개했다.

다음은 스톤의 방북 요약기다.

북한에는 180만명의 지식인과 10만명의 과학자가 있다. 이들의 봉급은 궁핍함을 면할 수준이고 연구시설은 보잘 것 없다. 그러나 북한은 세포 및 유전자공학 분원과 같은 첨단연구소도 몇 군데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 이학철이 안내한 방엔 하얀 토끼가 웅크리고 있었다. "복제 토끼입니다." 이는 유창한 영어로 설명했다. 그는 2002년 이래로 6마리의 복제 토끼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1997년 영국 과학자들이 복제양 돌리를 만들었던 체세포 핵이식 방식이라고 했다.

나는 또 컴퓨터 과학자 이혁의 컴퓨터 앞에도 앉아 온라인 사이트를 검색해 보았다. 그는 "수백만개의 문서를 검색할 수 있다. 관리 운영에 600명이 투입됐다"고 했다. 이 컴퓨터망은 '광명'이라고 불리는데 조만간 광섬유 케이블이 깔리게 된다고 했다. 이 컴퓨터망은 모든 대도시를 연결하고 사용자 수는 1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월드와이드웹(WWW) 접속은 허용되지 않는다. 고립된 나라의 고립된 가상세계라 할 수 있었다.

내가 만난 수십명의 북한 과학자들은 개방적이었다. 그러나 이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 공동연구를 위해 북한에 들여오는 장비는 북한의 군사용 연구로 전용될 위험이 있다. 연구 파트너가 생화학자인지, 아니면 군 고위 인사인지, 또는 생물무기연구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책임자인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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