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휴먼브릿지, 임플란트·브릿지 단점 보완 … 고령자에 유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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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빠졌을 때 치아를 복원하는 시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임플란트. 잇몸 뼈에 기둥을 박고, 그 위에 모자처럼 인공 이를 덧씌우는 시술이다. 다른 하나는 브리지. 빠진 이 양 옆에 있는 치아를 뾰족하게 간 뒤 이를 지지대로 삼아 인공 치아를 끼워 넣는다. 이는 하나가 빠졌지만 3개의 치아를 해 넣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치과의사협회 학술대회에선 이 두 가지 시술의 단점을 개선한 새로운 보철 치료법이 소개됐다. 연세대 치대 이근우 교수팀은 ‘휴먼브릿지’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보철 치료법을 23명의 환자에게 적용해 25개월간 추적·관찰했다.

휴먼브릿지는 개원 치과의사인 권오달 박사가 개발한 방법. 치과의사가 되기 전 공대에 다녔던 그는 금의 탄성을 이용하고, 보철물을 끼우는 삽입 경로를 바꿔 새로운 보철 시술법을 개발했다. 종래 위에서 끼워 넣던 것을 옆으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바꾼 것.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양 옆의 치아를 삭제하지 않아도 되고,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니 마취가 필요 없다. 여기에 치아를 깎아내는 드릴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실제 장기 추적한 임상 결과는 어떨까.

우선 환자 모두 보철물이 탈락하거나 깨진 사례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게다가 보철물 주변의 치주조직은 안정되고,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방사선 촬영 결과로도 뼈 손실이 정상적인 한계 안에서 나타났다. 저작력·심미성·견고성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휴먼브릿지가 기존 임플란트나 브리지 시술을 상당수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나 잇몸 뼈가 부실한 고령자, 치아 삭제 또는 임플란트를 위해 잇몸 뼈에 구멍을 뚫는 것을 두려워하는 환자에게 유용한 치료법이라는 것.

시술 기간도 짧다. 치아 본을 뜬 뒤 3~5일이면 장착이 가능하다. 시술 시간은 30분 내외. 하지만 모든 환자가 대상은 아니다. 치아가 3개 이상 상실됐거나, 양 옆에서 지지할 수 없는 어금니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휴먼브릿지는 8건의 국내 특허를 획득하고, 현재 전 세계 68개국에 특허 출원 중이다. 2007년 신기술을 인정받아 지석영상을 수상했다.

예치과 네트워크는 휴먼브릿지를 임상 표준으로 삼아 일본 최대 치과그룹인 와다기공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한편 중국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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