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장치 "한국어는 매력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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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어는 배울수록 매료되는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친구' 를 보고 경상도 사투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정말로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할 수 있겠죠. "

한중우호협회가 최근 주최한 '제5회 한.중 대학생 양국 언어 이야기 대회' 한국어 말하기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장치(張琦.25).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출신으로 지난해 7월 명문 지린대 조선어학과를 졸업한 그는 중국동포(조선족)로 착각할 정도로 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성조(聲調) 때문에 중국어를 배우기 어렵다고 하지만 중국인 입장에선 한국어에 성조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 고 말했다.

이야기 대회 때 '친절한 한국인' 을 주제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친절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무료 광고" 라고 말했을 정도로 표현력이 뛰어나다.

올 초부터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에 유학 중인 그는 한국어를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해 한국외국어대 동시통역대학원에 도전할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한국의 경제와 대중문화에 대한 중국 젊은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중국 학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고 최근 중국 내 분위기를 소개했다.

한류(韓流)라 불리는 중국 내의 한국 대중문화 열풍을 반영하듯 그는 '쉬리' '별은 내가슴에' 등을 두루 섭렵했으며, 한석규.차인표씨의 팬이 됐다고 한다.

요즘 한국 대학생들은 그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중국 학생보다 공부를 많이 안하는 것 같아요. 대신 아르바이트로 돈 많이 벌고 멋을 잘내며 술을 자주 마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자신의 장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점도 중국 대학생과 달라요. "

그는 "중국 남자들이 결혼 후 가사를 아내와 분담하는 것을 두고 '패기가 없다' 고 말하지만, 맞벌이 가정이 많고 남녀평등 사상이 몸에 배었기 때문" 이라고 중국 남성을 적극 변호했다. 그는 한국인 남자 친구를 사귀고 있다.

글=장세정,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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