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도자기엑스포의 남은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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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도자기엑스포2001 경기도' 가 2년여의 준비작업 끝에 어제 개막, 10월 28일까지 8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세계 각국에서 출품한 도자기들과 다양한 현장체험 공간, 상품 판매장이 들어서 시공을 초월한 생활문화의 현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당초 서울도 아닌 지방에서, 그것도 3개 시.군을 연결하는 엑스포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까 하는 일부의 우려도 있었지만 이같은 걱정은 기우였다.

고려청자, 조선조 백자와 분청사기 등 세계적으로 빼어난 도자기를 문화유산으로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수준급 문화박람회를 열었다는 것은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여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간 우리의 문화관광상품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자체마다 이런저런 축제를 만들어 요란하게 팡파르를 울려댔지만 성공한 것은 올해로 6년째를 맞은 부산영화제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기왕의 도자기 축제를 확대 개편한 이번 행사는 84개국에서 국보급 출품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호응을 얻어냄으로써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관람객 동원과 박람회장의 관리 및 서비스 수준에 달려 있다.

이제 조직위원회는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 입장객이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박람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출품작의 도난이나 훼손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도자기 예술과 산업 발전의 원동력은 디자인과 재료.형태에 관한 정보를 축적하는 데 있다. 다행히 조직위원회측은 엑스포를 세계도자비엔날레로 계승해 이천에서 격년제로 열기로 했다고 한다. 해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광주비엔날레나, 1조4천억원이나 쏟아부었으나 무용지물이 돼버린 대전엑스포를 반면교사로 삼아 착실한 운영계획을 짜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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