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교육 89년만의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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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국 어린이들이 다시 사서(四書:대학.중용.논어.맹자)와 오경(五經:시.서.예.역.춘추)을 소학교(초등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1912년 1월 19일 '소학교 내 경전교육 폐지령' 이 나온 지 89년 만의 부활이다.

고전 교육이 되살아난 것은 장쩌민(江澤民)주석의 강력한 권고 덕분이다. 江주석은 올해 초 열린 중앙선전공작회의에서 "여러분 중 최근 몇년 사이에 고전을 읽은 적이 있는 사람은 손 들어보라" 고 말했다. 수백명의 당간부들이 모여 있었지만 단 한사람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자 江주석은 "마오(毛澤東)주석께서는 고전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옛사람들의 생각을 치국의 거울로 삼기 위해서였다" 고 강조했다. 江주석은 이어 "덕(德)으로 나라를 다스리자(以德治德)" 고 강조한 뒤 "시간이 나면 중용(中庸)부터 한번 읽어보라" 고 권고했다.

이 때부터 당 간부들 사이에 고전읽기 바람이 조용히 불기 시작했다. 경전 내 고사성어나 구절을 대화에 인용하는, 이른바 경전화법(經典話法)까지 유행했다.

국무원 교육부도 재빨리 움직였다. 각 소학교에 전문을 보내 "아이들에게 고전 읽기를 권장하라" 고 주문했다. 그 결과 베이징(北京)만 해도 약 25개 소학교에서 사서오경 강좌를 개설했다. 전국적으로는 약 1백만명의 학생들이 사서오경 교육을 받고 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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