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 군락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묘목업자와 산림조합 등이 나서 마구잡이로 새순을 채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전북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바래봉에는 전국의 화훼.묘목 업자들이 3~5명씩 떼를 지어 몰려와 새로 돋아난 철쭉나무의 순을 함부로 꺾어가고 있다.
이들은 새순을 1~2년 키운뒤 한그루당 2천~3천원씩에 화훼시장에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쭉은 4~5월에 꽃이 피었다 지며 6월말~8월에 새순이 돋는다. 이 새순을 7월말 이후 자르면 다음해 꽃몽우리가 생기지 않는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모(55.완주군 봉동읍)씨가 동료 묘목업자 6명과 함께 새순을 따다 산림감시원에게 적발됐다. 이들은 당시 10포대(1포대 40㎏짜리)분량의 새순을 채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달 1일에도 모 산림조합 직원 10여명이 철쭉 순을 꺾어 가다가 적발됐다.
대부분의 채취꾼들은 이 과정에서 가지를 상하게 하고 심지어는 내년에 개화예정인 꽃몽우리까지 훼손하고 있다.
남원시는 최근 3명의 공익요원을 바래봉 철쭉 군락지에 배치해 특별감시에 나서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지역이 넓어 애를 먹고 있다.
한편 지리산 바래봉 1백20여㏊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철쭉 군락지가 형성돼 매년 4월말~5월말이면 바래봉 철쭉을 보기위해 전국에서 70여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남원시 관계자는 "현재는 새순을 따다 적발되면 '내년 봄에 채취한 만큼의 묘목을 심겠다' 는 각서를 쓰도록 하는데 그치고 있다" 며 "그러나 앞으로 산림관리청과 합동단속을 벌여 산림법의 관련규정(국립공원 안에서 나무를 훼손할 경우 5년이하 징역이나 1천5백만원이하의 벌금)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고 말했다.
남원=장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