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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새 만화잡지 출간준비중인 박성식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지난해 폐간된 잡지만 다섯개가 넘고, 권당 1만부만 팔려도 '히트작' 이라고 할 정도로 요즘 만화출판계는 심한 불황이다.

그런 와중에 새 잡지가 생긴다는 건 뉴스다. 만화잡지 '부킹' (학산문화사)을 창간한 주역이자 편집장을 지낸 박성식(32.사진)씨가 프리랜서로 독립, 올해말 대학생까지로 대상층을 넓힌 새 잡지(이름 미정)를 선보인다.

'부킹' 은 1998년 말 창간돼 창간호 매진.발행부수 10만부 등의 기록을 세우며 침체된 우리 만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윤태호의 '야후' , 허영만.박하 콤비의 '짜장면' , 문정후의 '용비불패' ,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배가본드' 등 내로라하는 작품들이 여기서 배출됐다. 도서출판 대원 공채 1기로 만화계 경력 7년째인 박씨는 이밖에 '찬스' '해킹' 등의 창간에도 참여했다.

새 잡지는 학산문화사가 최대 출자자로 참여하지만, 독립사업부 형식으로 운영된다. 일본 작품은 '북두신권' '시티 헌터' 의 작가 등 스타급의 것으로, 국내 작품은 신인 위주로 꾸민다. '중성적인 잡지' 를 표방한 '부킹' 처럼 학원.순정.무협.SF 등의 장르를 골고루 담게 된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상업지 하나를 더 보태는 이유는 "양질의 콘텐츠를 가려낼 수 있는 거름종이 역할은 잡지밖에 할 수 없다는 믿음 때문" 이라고 박씨는 설명했다.

도서대여점이라는 기형적인 유통구조 때문에 실제 독자 수에 비해 잡지 판매부수가 형편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한국 만화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끌어올리려면 좋은 작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해내는 잡지가 없으면 안된다" 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장기적으로는 새 잡지를 발판으로 만화가들에게 작품 기획부터 계약.흥행성 검토 등 제반 작업을 도와주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를 하는 것이 프리랜서로서 갖는 꿈이다.

글=기선민, 사진=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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