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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교과서도 한국사 왜곡 많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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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교과서에도 한국의 역사에 대해 잘못된 내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의 식민사관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어서 정확한 자료를 보급해 시급히 시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4일 동남아 3개국 교과서 관계자를 초청해 개최한 국제학술세미나 '한국과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간 교과서 개선방안 연구' 에서 이같은 분석이 발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정영순 부연구위원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교과서는 한국 역사에 대한 내용이 매우 적고,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세 국가 모두 일본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왜곡된 사항이 많다" 고 주장했다.

◇ 한국사 왜곡=태국 중학 2학년 사회과 교과서에는 "서기 7세기께 통일된 국가를 형성했는데 그 나라 이름은 신라이고, 중국의 지원을 받아 통치했다. 17세기께 중국의 지배에 들어갔으며, 이것이 19세기말까지 계속됐다" 고 실려 있다.

필리핀의 고교 교과서 '아시아의 역사' 에도 "한국은 중국 왕조의 여러 지배자들이 점차 약화되고 파멸하게 됐음에도 거의 4백년 동안이나 중국의 식민지가 됐다" 고 적혀 있다.

필리핀 교과서는 고대사에 대해서도 "3세기 야마토 정권의 진고(神功)천황은 정복자로서 한국에 왔었으며, 일본의 한국 통치는 6백68년 한반도가 권력조직을 확립하기까지 지속됐다" 고 서술하고 있다.

태국 교과서는 대부분의 지도가 동해를 '일본해' 로, 남한을 불교국으로 표시하고 있다.

◇ 일본 식민지배 미화=필리핀 교과서는 일본의 '대동아 공영권' 에 대해 "이러한 구상의 목적은 그 지역들을 통합하고 일본의 지배 아래 서구로부터 그들을 해방시킨다는 것" 이라면서 "일본은 군국주의화로부터 자유로운 새 질서를 수립함으로써 만주.한국.내몽고.중국에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주려 했다" 고 기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교과서도 "일본은 1910년 한국에 산업기지와 철도를 세우게 된다" 고 기술, 일본의 침략이 마치 한국 근대화를 위한 것인 양 오해하도록 하고 있다.

세미나에 참가한 필리핀 교육문화체육부 교육과정 담당관은 "정보가 불충분해 한국 등 아시아의 역사를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며 "한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최신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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