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단 이름 바꾸니 분양 '만원사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대구시는 최근 달성2차산업단지(30만평.지도)의 분양 결과에 고무돼 있다. 지난달 분양 마감 결과 321개 업체가 45만1000평을 신청해 150%의 신청률을 보인 것이다. 대구시는 당초 이 단지의 분양을 앞두고 고민했다. 교통 여건이 썩 좋지 않은 데다 대구 주변의 다른 공단 분양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단 분양의 발상을 바꾼 것이 적중했다. 먼저 투자유치 책임자에 민간인을 내세웠다. 삼성SDI의 박형도 부장을 영입해 투자유치단장 자리에 앉혔다. 박 단장은 멕시코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 경험이 있는 데다 홍보부장을 지내 분양업무의 적임자로 판단했다. 박 단장 아래에 사무관을 포함해 10명의 직원을 배치했다. 박 단장은 공단 이름부터 바꿨다. 본래의 이름인 '구지공단'을 내세울 경우 이름이 낯선 데다 이 지역에서 공장 터를 닦다가 철수한 쌍용자동차의 사례가 자칫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에 따라 한국델파이 본사가 옮겨온 달성공단은 달성1차단지로 개명하고 구지공단은 '달성2차'로 이름을 붙였다. 그 다음 단지 홍보에 주력했다. 구미~현풍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달성2차단지는 현재 건설 중인 진해 앞바다의 가덕도 신항만과 바로 연결돼 새 물류의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구미와 울산.창원 등 주요 공단과 인접해 있어 '대구가 아껴둔 특별한 자리'란 홍보 슬로건을 내걸었다. 오전 8시 라디오 광고에도 대구 출신의 변대규 휴맥스 사장을 기용해 중소업체 사장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분양가도 현실에 맞게 산정했다. 대구와 창원.구미.칠곡 등지의 기업을 직접 찾아가 희망 분양가격을 조사해 평당 분양가를 30만원으로 결정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달 초 분양을 하자마자 분양신청이 몰려들어 공단 분양이 어려울 것이란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이 단지에 신청한 기업의 업종을 보면 기계금속 및 자동차부품업체(245개.34만평)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음식료.섬유.종이(52개.8만1000평)▶화합물가공원료(16개.2만1500평)▶전자.정밀기기장비(8개.8500평) 등의 순이었다. 대구시는 신청업체를 대상으로 추첨해 입주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대구시 여희광 경제산업국장은 "달성2차단지가 자리를 잡으면 1만여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단지의 연간 생산액은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