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워지기 전에 … 결심했어, 뱃살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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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옷차림이 얇아지고 있다. 겨우내 두꺼운 외투 속에 가려뒀던 뱃살을 공개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 복부 비만은 보기에도 나쁘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복부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체형비만학회와 함께 ‘뱃살 줄이기’ 캠페인을 ㈜넥솔브 후원으로 펼친다.

이주연 기자

몸매관리 하고 싶지만 ‘힘들어’ 포기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원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2008년 국내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5%가 “현재 몸매관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몸매관리를 하고 있는가’란 질문에는 41.7%만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몸매관리의 기본은 먹는 음식을 조절하고, 이를 소모하기 위해 운동하는 것.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 공식이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스포츠브랜드 리복이 지난해 몸매관리에 관심이 많은 세계 각국 여성 2500명에게 운동 계획에 대해 물은 결과 57%가 운동계획을 세운 지 2개월도 안 돼 포기했으며, 6개월 안에 포기한 사람도 33%나 됐다. 1년간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고작 4% 수준이었다. 몸매관리를 포기한 이유로는 응답자의 절반인 54%가 ‘힘들고 지루해서’라고 했다. 몸매관리가 쉽지 않은 이유다.

살을 빼는 보다 쉽고 편한 방법은 없을까. 현대인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몸매관리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비만치료는 크게 수술적 요법과 비수술적 요법으로 나뉜다.

지방흡입 수술, 흉터 생기는 게 단점

음식물로 섭취한 에너지가 다 소비되지 못하고 남으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으로 몸에 쌓여 비만이 된다. [중앙포토]

대표적인 수술 요법은 지방흡입 수술. 피부에 작은 절개구멍을 내고, 기계 관을 넣어 지방세포를 파괴하고 빨아들인다. 지방세포를 파괴할 때는 초음파로 피하지방을 녹이거나, 레이저로 지방세포막에 구멍을 내기도 하며, 물을 고압으로 분사해 지방세포를 흐트러뜨리는 방법도 있다.

대한비만체형학회 장두열(체인지클리닉 원장) 회장은 “식사요법이나 운동으로도 빠지기 힘든 부위의 지방을 뽑아내 눈에 보이는 효과가 크다”며 “지방세포의 수 자체를 줄여주기 때문에 요요현상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이다 보니 흉터와 마취사고 등 후유증이 큰 게 단점이다. 흉터는 의료진의 기술과 환자의 상태·부위별로 차이가 크다. 복부의 경우, 작게는 3㎜부터 크게는 3㎝의 절개자국이 3~8개까지 남는다. 따라서 지방흡입술은 살을 뺄 수 있는 다른 모든 방법을 총동원한 후에 마지막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약물요법, 불면증·우울증 등 부작용 따라

수술을 하지 않는 방법 중에는 약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흔하다. 뭔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안 들도록 뇌의 시상하부에서 내린 명령을 차단하는 식욕억제제와 먹은 음식 중 지방이 장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방해하는 지방흡수억제제가 있다.

장 원장은 “식욕억제제의 경우, 대부분이 향정신성 의약품이기 때문에 뇌에 영향을 줘 잠이 안 오거나 흥분·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비만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했다. 지방흡수억제제 또한 심장 두근거림·불면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약물은 보통 두 달 정도 복용하게 되며, 초기에는 효과를 보이다가도 6~8개월 장기 복용할 경우 효과가 거의 없어진다. 약물만으로는 비만탈출이 어려운 이유다.

주사요법, 피부에 색소 남을 수도

약물을 지방이 많은 신체부위에 주사하는 방법도 있다. 운동으로도 지방분해가 잘 되지 않는 복부·옆구리·엉덩이·허벅지 등 국소적으로 과다하게 축적돼 뭉친 셀룰라이트를 타깃으로 해 주사하면 해당 부위의 지방세포가 분해되고 크기가 줄어든다. 파괴된 지방세포는 혈액과 림프관을 통해 흡수돼 소변이나 땀으로 배출된다.

대한비만체형학회 강태도(닥터포유 동대문클리닉 원장) 총무이사는 “지방이 많은데 피부에 탄력이 있다면 HPL주사를 쓰고, 지방은 적은데 피부에 탄력이 없다면 PPC주사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콩에서 뽑아낸 성분을 원료로 한 PPC주사는 피부의 콜라겐 생성을 원활하게 해 진피층을 두껍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HPL주사는 삼투압 원리를 이용해 지방을 배출한다.

한 번 주사할 때 여러 대를 한꺼번에 맞으며, 2~3주쯤 지나야 몸매 라인이 들어가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피부의 색소가 침착되거나 지방이 몽글몽글하게 뭉쳐지기도 한다.

운동 기계 요법, 주 5회 하루 20~40분 이용

장 회장은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살을 빼든 주기적인 운동을 기본으로 병행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육을 키워 기초대사량을 늘리지 않으면 조금만 식사량이 늘어도 쉽게 다시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뀐다는 것.

최근에는 운동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을 위해 운동하지 않아도 운동한 효과를 내는 기계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엉덩이의 근력을 자극하거나, 지방이 가득한 배나 허벅지·팔뚝에 벨트를 감고만 있어도 근력이 수축·이완을 반복하며 마치 윗몸일으키기를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

2002년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존 포카리 교수는 성인 남녀 24명을 대상으로 1주에 5회씩 하루 20~40분간 벨트형 전기적 근육자극 기기를 사용했다.

그 결과 8주 후 허리둘레가 평균 1.4인치 감소하고, 복근 강도는 49%, 복근지구력은 72% 증가했다. 복부에 벨트를 착용한 것 외에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복부에 근육이 생겨 허리가 날씬해지고 탄탄해진 것이다.

장 회장은 “최고의 몸매를 갖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하루 몇 시간씩 운동을 하고, 식사요법을 한다”며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노력 없이는 아름답고 건강한 몸을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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