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에 피랍 선원 석방 6개월 이상 걸릴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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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4일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드림호 선원들의 석방 교섭은 최소 6주에서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유럽연합(EU) 해군 대변인 존 하버 중령(사진)이 9일 전망했다.

하버 중령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의 사례로 볼 때 석방 협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EU 해군은 2008년부터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 함대를 파견해 해적 퇴치작전을 펼쳐 왔다.

하버 중령은 “그간의 경험에 비춰 볼 때 한국인 5명과 필리핀인 19명 등 선원들은 무사한 상태에서 물과 식사를 제공받고 있을 것”이라며 “해적들에게 인질들은 중요한 협상카드인 만큼 일반적으로 인질들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삼호드림호엔) 약 20명의 해적이 소총 등 자동화 무기로 무장한 채 승선 중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이 삼호드림호를 따라잡은 뒤 인근에 머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구출작전을 펼치기엔 위험한 상황이었으며 한국 해군의 대처는 훌륭했다”며 “내가 현장에 있었어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일 EU 해군 소속 네덜란드 군함이 해적에 나포된 독일 컨테이너선을 구출한 데 대해선 “매우 이례적이었고 운이 좋았다”며 “대개는 일단 해적에 나포되면 선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만큼 대처 방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버 중령은 “해적은 인도양 먼 바다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고 나포 시도도 늘렸지만 한국 해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의 공조로 성공률은 떨어졌다”고 말했다.

◆해적, 인질들 몸값 요구=삼호드림호의 선주인 삼호해운 관계자는 9일 “해적들이 ‘돈을 준비하라. 우리는 협상 전문가다. 경험이 많다’고 전해 왔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삼호드림호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주요 근거지인 호비요항에서 약 7㎞ 지점의 소말리아 영해에 정박 중이며 충무공이순신함은 일정거리를 유지한 채 공해에서 기동 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충무공이순신함은 석방 교섭이 진행되면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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