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88. '눈살' 과 '눈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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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잘못 쓰는 단어가 눈과 관련한 눈살.눈썹.눈곱.눈썰미 등이다. 'ㅅ'인지 'ㅆ'인지, 'ㄱ'인지 'ㄲ'인지 헷갈린다. 발음으론 구분이 어렵다.

"눈쌀이 찌푸려진다"처럼 '눈살'을 '눈쌀'로 적는 경우가 많다. "눈섭이 아름답다"와 같이 '눈썹'을 '눈섭'으로 쓰는 예도 적지 않다. "그 일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다"처럼 '눈곱'을 '눈꼽'으로 잘못 쓰기도 한다.

'눈살'은 두 눈썹 사이에 잡히는 주름으로, '뱃살'과 같이 '눈에 붙은 살'이다. "눈살이 따갑다"에서처럼 '눈총'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눈썹'은 두 눈두덩 위나 눈시울에 난 털로, "눈썹이 짙다" "눈썹이 하얗게 셌다"처럼 쓰인다. '눈썹'의 고어가 '눈섭'이며, 북한에서는 아직도 '눈섭'으로 쓴다고 한다.

'눈곱'은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 또는 그것이 말라붙은 것으로 "눈곱이 끼다" "눈곱을 떼다"가 올바로 쓴 것이다. '눈곱'을 그냥'곱'이라고도 하며, '곱'은 점액이나 기름 덩어리를 의미한다. '곱창'의 '곱'도 이런 뜻이다. "눈곱이 끼었다" 대신 "눈에 곱이 끼었다"고 해도 된다. '배꼽'을 연상해 '눈꼽'으로 적으면 안 된다.

'눈썰미'를 '눈설미'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그는 눈설미가 있다"에서처럼 잘못 쓰기 일쑤다.

'눈살'은 '눈+살', '눈곱'은 '눈+곱'이라 생각하면 된다. '눈썹' '눈썰미'는 따로 외워야 한다. 영어 단어를 외우듯 우리말도 때론 철자를 외우는 정성이 필요하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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