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의 막판 기류가 험악해지고 있다. 언론사에 대한 검찰 고발을 하루 앞둔 28일 여야는 언론사 세무조사에 관한 국정조사를 놓고 서로를 거칠게 비난했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한나라당이 낸 임동원(林東源)통일.김동신(金東信)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보고되면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해임안은 보고한 때부터 24~72시간 안에 표결 처리해야 한다.
◇ 자민련, "고유 색깔 내야" =민주당은 김중권(金重權)대표 주재로 연 의원총회에서 해임 건의안 표결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야당의 정치 공세라는 게 이유이나 실제로는 부결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3당 연합(민주+자민련+민국=1백37석)은 한나라당(1백32석)에 비해 다섯석이 많지만 자민련 동태가 심상찮다.
자민련 의총에서는 "안보에 관한 한 당의 고유한 색깔을 내기 위해 해임안 찬성도 고려해야 한다" (鄭鎭碩),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 때 우리 대응이 적절치 못했고, 군 수뇌부가 골프를 한 것도 잘못됐다" (宋光浩)는 발언이 쏟아졌다.
그러자 조부영 부총재는 "표결을 하면 해임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있으니 표결에 부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자" 고 제안했고 결국 '표결 불참' 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자민련은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표결 정족수(1백37석)무산'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국회 파행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 국정조사 공방=한나라당이 내놓은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국정조사' 를 민주당은 외면하고 있다.
한때 당 일각에서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국정조사라면 불리할 게 없다. 해보자" 는 얘기도 나왔으나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이날 "언론사 세무조사는 국정조사 사안이 아니다. 수용 불가" 라고 쐐기를 박았다.
국정조사 실시 자체가 세무조사에 의혹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총무는 "야당 요구를 이런식으로 깔아뭉개면 국회 운영이 어려워질 것" 이라며 추경안 심의를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