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T소유 LG텔레콤 지분 매각협상 결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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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캐나다의 이동통신회사인 TIW와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간의 LG텔레콤 지분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자 선정은 물론 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통신시장 3강 재편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IW의 한 관계자는 24일 "BT측과 LG텔레콤 지분 인수를 위해 유럽에서 협상을 했으나 양측이 제시한 가격차이가 너무 커 지난 22일 결렬됐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가격을 BT가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이 '깨졌다(failed)' " 며 "BT가 새로운 가격을 제시하기 전에는 협상이 재개되지 않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BT는 LG텔레콤의 주식에 대해 매입가격(주당 평균 1만원선)보다 높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월 15일 4천1백60원까지 떨어졌던 LG텔레콤 주가가 외자유치와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6천3백20원(22일)까지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TIW사는 국내 동기식 IMT-2000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위해 그동안 BT가 갖고 있는 LG텔레콤의 지분 21.7%를 사들이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BT는 LG전자(33.1%)에 이어 LG텔레콤의 2대 주주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측은 "지분 인수 협상은 두 회사간의 문제여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며 "TIW가 최근 LG텔레콤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일단 본국으로 돌아갔으며 이를 바탕으로 LG텔레콤과 TIW간에 IMT-2000 참여 협상이 계속 진행될 것" 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통부가 출연금 삭감 입장을 번복한데다▶LG가 3강체제 개편의 틀을 만들지 않을 경우 IMT-2000 사업권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고▶LG텔레콤의 주가가 예상보다 높아 TIW가 한국시장에 대한 흥미를 잃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TIW가 일단 협상결렬을 표명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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