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혜초스님 기념비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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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신라의 고승 혜초(慧超.704~787)스님을 기리는 기념비(사진)가 중국에 세워졌다.

서울 조계사(주지 지홍)는 지난 13일 중국 시안(西安) 서남쪽 80㎞ 지점에 있는 선유사(仙游寺)복원부지에서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선유사는 744년 혜초스님이 당나라 황제의 청을 받고 기우제를 올렸던 고찰(古刹). 댐공사로 수몰될 예정이라 최근 새 부지를 조성 중인데, 그 자리에 기념비를 먼저 세운 것이다.

높이 3m 크기의 기념비 앞면에는 '신라국고승혜초기념비' 라는 한문을, 뒷면에는 스님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을 한글과 한문으로 나란히 새겼다. 기념비를 보호하는 정자 모양의 비각은 높이 6.43m, 폭 3.6m 규모며 '혜초기념비정(慧超記念碑亭)' 이라고 새긴 현판의 글은 김대중대통령이 직접 썼다.

기념비 건립은 1996년 변인석(아주대)교수가 일본 신수대장경을 연구하다 혜초스님이 지은 글에서 기우제를 지낸 사실을 발견, 98년 현지답사 결과 장소까지 확인한 뒤 조계사측에 제안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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