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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라디오 출연 발언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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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5일 오전 방송된 MBC 라디오 프로그램'여성시대'에 출연했다. 프로그램 3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에 초대손님이 된 것이다. 노대통령과 두 진행자의 방송내용 전문을 소개한다.

여성시대 방송 30년 기획특집-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

◎ 양희은 : 안녕하세요. 양희은입니다.

◎ 송승환 : 안녕하세요. 송승환입니다.

◎ 양희은 : 여성시대하고 오랫동안 벗해오신 분들이 참 많으신데요. 여성시대는 올해로 방송 30년을 맞았습니다. 30년, 그렇게 생각하면 한 사람이 태어나서 이제는 다 자라 자기 일을 가지고 일가를 이룰 만큼 장년으로 들어서는 나이이기도 하지요.

◎ 송승환 : 그런 의미에서 여성시대는 장수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장년의 활기찬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죠. 양희은씨가 여성시대를 함께 하신 지가 6년 벌써 되셨고 저는 막내입니다. 올 3월에 합류했습니다. 전국에서 이 시간을 함께 하시는 애청자 여러분들이 저희보다 더 여성시대 선배 분들이십니다. 전국의 선배님들이 만드는 여성시대에 저희가 들어와 있는 폭이 되겠네요.

◎ 양희은 : 여성시대는 30년 전에'임국희의 여성살롱'으로 출발해서 '이종환의 여성시대'로 모습을 조금 바꿨구요. 손숙씨, 봉두완씨, 변웅전씨, 정한용씨, 김승현씨, 전유성씨가 여성시대 가족들과 함께 해왔는데 30년 동안 변함 없는 것은 여성 시대 가족들의 편지였습니다. 하루 한 6통, 7통, 8통 이상의 편지가 방송 되었으니까 지난 30년을 계산해 보니 6만 5천 여 통의 편지가 배달이 된 셈이에요. 지난 30년 동안 여성시대 앞으로 도착한 편지는 대강만 잡아도 한 300만 통 그렇게 되겠습니다.

◎ 송승환 : 여성시대는 정말 많은 분들이 듣고 계십니다. 각종 청취율 조사에서도 수위를 차지했고 광고주들이 조사한 청취율 조사에서도 저희가 1위를 했습니다. 저희 여성시대 가족인 것이 기쁘고 또 감사할 뿐입니다.

◎ 양희은 : 이렇게 많은 분들이 듣고 계시고 또 들어오셨고 꾸준히 편지를 보내주고 계신 여성시대, 여성시대가 방송 30년을 맞아 오늘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잠시 후에 그 특별한 시간을 열겠습니다.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를 듣고 계십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은 여성시대 방송 30년을 맞아 아주 특별한 초대 손님을 모시고 이 시간을 진행합니다. 지금 이곳은 여의도 문화방송 안에 있는 스튜디오입니다. 우선 이 자리에는 여성시대 가족을 대표해서 지난 겨울에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 참여했던 여성시대 가족 30분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송승환 : 여성시대 가족들과 함께 모신 또 한 분은 이 분 모시기 정말 어렵습니다. 워낙 바쁘기도 하시고 함부로 시간을 뺏어서도 안 되는 분이고, 하지만 특별히 모셨습니다. 여러분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박수로 맞이해주십시오.

◎ 양희은 : 어서 오세요.

◎ 송승환 :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여성시대 스튜디오에 들어오시니까 기분이 어떠십니까? 오늘 여기 남자가 별로 없습니다. 다 여성분들만 계시고.

◎ 노무현 대통령 : 반갑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가장 보편적인 가장 건강한 부인들을 만나니까 마음이 아주 맑아지는 것 같아요.

◎ 송승환 : 고맙습니다.

◎ 양희은 : 여성시대에서는 특별히 방송 30년을 맞아 이제 대통령님께 여성시대 가족들과 함께 해주시면 어떤가 하는 요청을 드렸었어요. 정말 시간을 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 송승환 : 여성시대 들을 시간은 없으시죠? 아침에 바쁘시잖아요.

◎ 노무현 대통령 : 저는 별로 안 들은 줄 알았는데 옛날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도입하는 음악 보니까 제가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귀에 익어요. 그래서 많이 들었던 프로그램인데 요즘에는 한참 일하는 시간이니까요.

◎ 양희은 : 기억하시는 분들은 아마 아실 거예요. 여성시대 최장수 애청자 분들, 일일이 다 기록하고 누가 출연했었다 하는 것 아주 기억 잘 하시는 어르신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예전에 여성시대에 전화 연결하셔서 이런 저런 소식을 전해주신 적도 있었고요. 여성시대 가족이 편지를 보내주신 바에 의하면 98년 여름에 현대자동차 파업할 때 중재단장으로서 여성시대에 현장에서 전화연결로 말씀전해주신 게 기억난다고 그렇게 해주셨습니다.

◎ 송승환 : 그건 우리 대통령님께서도 여성시대 가족이시네요.

◎ 양희은 : 그렇죠. 인연이 깊으시죠.

◎ 송승환 : 대통령님의 동정이야 저희는 뉴스를 통해서 알 수 있을 뿐인데 늘 국정에 바쁘시지만 특히 요즘에는 외국 순방으로 바쁘셨습니다. 다녀오신 얘기 좀 해주세요.

◎ 노무현 대통령 : 대개 대통령 하는 일은 국민들이 다 알고 계세요. 방송도 있고 신문도 있으니까... 그런데 전달 안 된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게요. 카자흐스탄하고 러시아, 인도, 베트남 제가 나가서 대접을 참 잘 받았어요. 가는 나라마다 어떻든 최고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째서 이렇게 대접을 잘 받을까 전체적으로 우리 한국의 국력이 이제 전 세계에서 대접을 받을 만큼 돼요. 나라 수준이... 그런데 그래도 그 나라에서 특별히 잘 대접을 받은 것은 우리나라 상품이 그 나라에서 아주 대표적인 상품들이 1등을 합니다. 가전제품에서부터 비롯해서 각종 전자 제품, 우리 좋아하는 휴대폰하고 냉장고, TV, 다 그렇고 자동차도 1등, 2등이라도 1등을 막 추월하는 그런 수준입니다. 우리가 옛날에 일본밥통, 일제밥통 그거 하나 사오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게 지금 일제 다 누르고 우리 한국의 밥통이 정말 이제 그 나라에서 옛날 우리 코끼리 밥통 수준을 하는 겁니다. 우리 기업들도 많이 나가 있는데 정말 잘해요. 우리 기업하고 나가 있는 사람들이 여러분 인도 같은 데 현지 법인의 책임자들, 이런 사람들 일하는 거 보니까요. 가히 전설적이라 할 만큼 정말 놀랍게 하고 있고 나가서 보니까 한국 사람이 우수하다는 것이 확실하게 보여요. 경쟁이 안 돼요. 한국 사람이 최고입니다. 아주 기분이 좋았고요. 저는 감동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생겼고 들어오면 정말 열심히 해야지 다짐도 하고 그랬습니다.

◎ 송승환 :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그러는데 그날 사인하신 게 40억 불 효과가 있었다, 이런 얘기도 저희가 들었거든요.

◎ 노무현 대통령 : 아무래도 정치하는 사람이니까 약간은 부풀리죠. 저는 액수로 따져보진 않았는데 비슷하게 또 그렇게 얘기하는데요. 어떻든 우리 기업들이 이미 나가서 그렇게 할 수 있는 토대를 다 마련해 놓고 그 다음에 기업들 요청에 의해서 우리 정부에서 가 가지고 또 다 준비해놓고 하는데 대통령이 한 게 있다면 가서 마무리 하는데 협상도 하고 이렇게 하는데 마무리를 빨리 해야 또 다음 일로 넘어가는데 안 되고 있던 일들이 많이 있죠. 대통령 온단다 이러니까 이게 몇 달씩 걸리던 일이 깔끔하게 빨리빨리 정리되고 해서 그래서 묶어서 서로 도장 찍고 또 그때 안 된 것은 대통령끼리 만나서 빨리 하자고 대강 얘기해놓으면 그 뒤에 일이 좀 빨리 되고 이런 것이죠. 그러니까 대통령이 한 게 아니고 우리 기업들하고 공무원들이 다 해놓은 거죠. 제가 덕 좀 봤습니다.

◎ 양희은 : 잘 아시다시피 여성시대는 보통 사람들 생활이 그대로 반영되는 그런 시간이니까 오늘은 여성시대를 통해서 보통 사람들의 소리도 들어보시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도 하실 건 하시고 그래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대통령님 오신다고 그래서 일부러 특별한 순서는 마련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너무 잘하려고 하면 물도 쏟고 국고 엎지르고 그러지 않으려고 평소 여성시대 모습 그대로 대통령님을 만나고 싶고 또 저희가 매일 받는 사연이 250 ̄300여 통 되는데요. 그 평범한 사연들을 통해서 우리의 사는 모습을 그냥 그대로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 송승환 :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여러분 함께하고 계십니다. 여성시대는 매일 청취자의 편지로 꾸며지고 시작은 늘 여성시대 가족의 편지로 시작하죠. 그래서 오늘도 여성시대 가족의 편지로 시작을 하겠습니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김미경씨가 보내주셨습니다.

- 사연 낭독 -

"어제는 우리 아이의 돌이었답니다. 엄마로서 해주고 싶은 것들은 무척 많지만, 해줄 수 있는 것들은 늘 한계가 있네요. 남들처럼 뷔페에 손님을 초대해서 잔치도 하고 싶고, 성장 앨범이니 하는 것도 만들어주고 싶지만 그런 일들은 먼 남의 나라 일 같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고장 난 냉동실의 냉장고를 열어보니 보리 찻물 그리고 얼마 전에 담은 열무김치와 오이 몇 개, 그것으로 아이 돌을 치를 생각하니까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 오더군요. 지갑을 열어보니 달랑 4천원...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케잌은 살 수 없겠다 싶어 슈퍼에 갔답니다. 계란 반찬이라도 해줘야지 했더니 세상에 계란 한판에 5,100원이나 하더군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며 슈퍼를 나왔습니다. 보이는 빵가게 앞에서 서성대다가 들어가서 케잌 구경을 했답니다. 생크림 케잌을 사서 애기에게 고깔모자 씌워서 사진 찍어줬음 했지만 생각으로 그치고, 2천 원짜리 맘모스빵 하나를 샀답니다. 초하나 얻고, 고깔모자 하나 달라고 했더니 그것은 케잌용으로 나온 거라 안 된다고 해서 발길을 돌렸지요. 두부가게에서 두부 한 모를 사고 우리 아이 좋아하는 과자 한 봉지를 사고 그렇게 제 지갑의 돈을 다 썼습니다. 저녁에 돌상이랍시고 상을 차렸는데 빵에 초하나 꽂고 두부 튀기고 과자를 그릇에 담고 컵에 물 한잔씩 가득 담았답니다.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애 아빠는 그런 저를 나무라더군요. 어떤 상황에서건 애 앞에서는 눈물도 부정적인 말도 못하게 하는 남편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더군요. 실직 2년째... 말이 좋아 2년이지, 그동안 남편 기죽을까 아무소리 안하고 살았지만 오늘처럼 제 마음이 미어지는 날은 저를 좀 다독거려 주기를 바랬거든요. 사업한답시고 그나마 있는 돈 다 날리고 대출 때문에 빚은 늘어가고 친척들한테는 기죽기 싫은지 경기 탓만 하더군요. 아이 돌인데 본가고 친정이고 어느 곳에서도 한 통의 전화도 없고 그렇게 우리 아이의 돌을 치렀습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남편의 실직으로 제대로 된 옷 한 벌 없이 얻어 입히고 분유회사에 연락해서 분유 샘플 얻어 먹이고, 백일 때에는 미역국과 밥을 해서 달랑 우리 세 식구 백일잔치를 했었지요. 한동안 제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습니다. 친구고 어디고 말할 곳도 없고 그저 답답하고 아픈 맘 달래고 싶네요.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그날이 오면... 저는 무엇을 할 것인지 상상의 나래를 펴봅니다."

◎ 송승환 : 참 안 되셨네요.

◎ 양희은 : 그런데 그것보다 빵집 아줌마가 야속하네요. 빵집 아줌마나 아저씨나 그 빵 2천 원짜리 하나 사고 고깔모자에 뭘 달라고 그랬으면 대충 감을 잡아서 초도 하나 주시고 고깔모자도 덤으로 주셔서 애한테 씌우고 뭐 좀 잔치라도 소박하게,

◎ 송승환 : 기분이라도 내게...

◎ 양희은 : "이건 케이크에 달려 나오는 거니까 안 돼요!"이렇게 해서... 그 분도 아마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형편이 어려우니까 이래저래 그랬겠지만...

◎ 송승환 : 사실 여성시대는 작년 가을부터 이렇게 어렵다는, 생활이 어려워서 겪는 편지가 부쩍 많아진 것 같아요. 우리 대통령님께서 들으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 노무현 대통령 : 저 온다고 아주 가슴 아픈 사연으로 특별히 골랐죠?

◎ 송승환 : 아니요. 특별히 고른 거 아닙니다.

◎ 노무현 대통령 : 사실은요. 제가 이 편지를 세 번 읽고 왔습니다. 왜 세 번 읽었느냐 하면 한번 읽으니까 나온다니까 미리 봐야 되잖아요. 어떻게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나는지 나와서 실수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고 참... 한 몇 번 읽으면 괜찮을 거라고...

◎ 양희은 : 면역이 생길 것 같아 가지고요. 눈물 면역...

◎ 노무현 대통령 : 읽었는데... 잘 안 되네요. 그런데 참 가슴 아픈 사연입니다. 옛날에 여성시대는 이렇게 가슴 아픈 얘기만 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저 온다고... 그런데 돌상 얘기요. 그런 얘기가 가슴 아픈데 힘내세요. 김미경씨... 그런데 어찌 생각해 보면 이 편지 사연 같은 것이 내가 자라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줄곧 어머니한테 듣고 또 듣고 들어오던 얘기거든요. 우리 형님이 성공을 못 하니까 어머니가 맨날 큰 형님 젖 물리면서 너 키워서... 뭐 이러는데 잘 안 되고, 그 때문에 너희들이 고생한다고... 제가 키가 작았거든요. 지금은 너무 작지 않은데 아주 작았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제일 작았습니다. 못 먹여서 키가 안 큰다고 맨날 가슴 아파 하시고 그랬는데 아마 편지 쓰신 어머니 마음 같은 것이 생각이 나요. 우리 어머니... 그런데 가슴 아프던 그 자식이 커서 지금...

(대통령은 답변 도중 간간이 말을 잇지 못함)

◎ 양희은 : 대통령이 돼 계시니까...

◎ 노무현 대통령 : 대통령이잖아요. 그래서 사람 팔자 알 수 없어요. 그 날이 오면 했는데 잘 될 거예요. 우리 자랄 때 비교해 보면 세상도 다 전체적으로 다 엄청 달라졌고 또 개인 개인이겐 또 행운의 기회가 있거든요. 김미경씨 힘내세요! 우리 모두 열심히 합시다.

◎ 송승환 : 김미경씨는 정말 기운 나실 거예요. 지금 아드님보다 더 어렵게 자라신 분이 지금 대통령이 돼 계십니다. 우리 김미경씨 아드님의 장래도 크게 꿈꾸셔도 될 것 같으니까 기운 좀 내시기 바랍니다.

◎ 양희은 : 대통령께서 여성시대에 나오신다니까 이런 저런 말씀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왠지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기도 하고, 또 내 형편 얘기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은 건 아마도 대통령님께서 서민 출신이라는 그런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비슷하게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셨으니까 내 사정을 잘 알아주실 것 아니냐, 이런 기대도 갖는 거고 그래서 기대가 더 큰 것 같고, 그래서 어떤 일에는 그만큼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고 그런 것 같아요. 사람들이 느끼시는 게.

◎ 송승환 : 어떤 분들은 우리 서민생활을 대통령께서 혹시 모르시는 것 아닐까, 몰라서 좀 서운하다, 그런 분도 계시고 거기에 대해서 오늘 직접 얘기해 주시죠.

◎ 노무현 대통령 : 어떻습니까? 우리 방청석에 오신 분들도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 예.

◎ 노무현 대통령 : 어려울수록 또 만사가 원망스럽고 그러다 보면 그렇게도 생각되고 하겠죠. 그런데 대통령이 서민들의 생활을 모르면 그건 정말 큰일입니다. 큰일이 납니다. 우리가 세상 일이 여러 가지로 돌아가는데 우리 생활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시장이고요. 하나. 시장이라는 것이 있어서 경쟁의 장인데 시장에서 성공해야 이제 잘 살 수 있고 또 남한테 구박 받거나 또 그렇게 괄시 안 받고 사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시장이 중요하고, 그런데 그러나 모든 것이 시장에서 다 해결되진 않습니다. 시장에서 또 한 때는 힘 센 사람이 시장에서도 독점이라든지 이런 횡포가 있고, 반칙이 있고 이렇거든요. 그래서 시장이 독점이나 반칙, 이런 횡포가 없도록 관리하는 것이 정부가 하는 일인데 아무리 공정하게 시장을 관리해도 또 거기에 낙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낙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정부가 또 시장에서 세금을 걷어서 책임을 져줘야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만일에 정부를 이끌고 가는 대통령이 서민들의 삶을 모른다고 하면 정부가 하는 중요한 일 하나를 못 한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러면 국가가 서민들은 살 수도 없지만 국가가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죠. 우리가 군대에 있을 때 행군을 하는데 부대이동을 우리는 많이 해봤는데 행군을 하는데 중대장은 지도책 끼고 맨 앞장 서서 가고 인사계는 맨 뒤에서 앰뷸런스 차하나 해 가지고 뒤따라옵니다. 행군. 잘 걷는 사람은 아주 빠르게 가고 못 걷는 사람은 자꾸 낙오하니까 낙오한 사람 차에 태워 가지고 기운 좀 다시 차리고 나면 그 차를 또 앞으로 쭉 가서 앞에다 내려줘요. 내려주면 또 거기서 걸어가고, 끝내 그래도 지치는 사람은 정말로 앰뷸런스 실어 가지고 주사 맞고 이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패자부활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여기에서 중대장과 인사계가 그렇게 하듯이 정부도 그렇게 합니다. 하고, 대통령이 관심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매일 그렇다고 그 말만 할 수 없잖아요. 매일 그 말만 할 수 없지만 말 안 해도 저와 여러 사람들이 그렇게... 요즘은 시장이 하도 앞서가기 때문에 지도책 들고 가는 중대장보다 뒤에 차타고 따라오는 인사계가 더 중요해요. 그래서 이번 대통령은 인사계 대통령이 될게요.

◎ 송승환 : 알겠습니다.

◎ 양희은 : 여성시대 오는 손님들은 편지를 좀 직접 낭송해 주시거든요. 참여하셔서... 여성시대 오셨으니까 편지를 직접 읽어주시길 부탁드리겠는데 괜찮으시겠죠? 돋보기가 필요하신 건 아니고요?

◎ 노무현 대통령 : 글을 조금 키웠습니다.

◎ 송승환 : 그러셨어요. 부탁드리겠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 노사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한 양말공장 가족의 얘기인데요.

- 사연 낭독 -

"저희 아버지는 양말 공장을 하십니다. 지하에 15평정도 되는 작은 공간에서 양말을 만드셨는데 저희 남매는 아버지의 노력과 양말 덕에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어렸을 적에 친구들이 그랬습니다."민정아 너희 아버지는 두더지니? 왜 하루 종일 지하에만 계시니?"어릴 적에야 뭘 아나요. 친구들 놀림에 괜히 아버지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느낀 적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학부모 회의가 있다고 해서 아버지께서 학교에 오셨는데 신발을 벗은 아버지의 발을 보았습니다. 다른 부모님들 양말은 다 깨끗한데, 아버지만 양말 한쪽에 구멍이 나 있었습니다. 양말 공장 하는 아버지 양말에 구멍이 있는 겁니다. 사실 저희에게는 언제나 좋은 양말을 신겨주셨는데 아버지는 언제나 구멍 난 양말을 신으셨습니다. 그걸 학교에서 보니, 얼마나 창피하던지요. 그런 저의 마음을 아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민정아, 아빠가 일 하다가 바쁘게 오느라고 양말을 못 갈아 신었다. 우리 딸, 이해하지?"하지만 이해보다는 창피함이 더 컸던 시절이었습니다. 구멍 난 양말로만 살아오신 아버지에게 지금 다시 어려운 시기가 닥쳤습니다. 다들 어렵다던 IMF시기도 억지로, 억지로 넘기신 아버지였는데 지금의 경제 불황은 아버지에게서 희망을 빼앗고 있습니다. 양말 수요도 줄었지만 양말을 받던 업체에서 더 이상 양말을 받지 않겠다고 합니다. 더욱이 지금까지 납품한 양말대금을 반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아버지는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직원이라고 해봐야 공장 초기부터 아버지랑 함께 일해 온 아저씨 두 분과 아줌마 세 분, 모두 다섯 분인데 얼마 전 아버지께서는 다섯 분을 집으로 모시고 와서 식사대접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식사가 끝난 후 봉투를 꺼내셨습니다."여러분, 공장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려웠던 일, 즐거웠던 일, 여러분들과 함께 일했던 추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말하는 저의 마음도 아프지만 더 이상 공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일하신 만큼은 꼭 보답하겠습니다. "아버지가 꺼내신 것은 다섯 분에게 나누어줄 퇴직금이었습니다. 그 퇴직금 마련하느라 아버지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우리 가족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보다 저는 아저씨 아줌마들에게서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사장님, 차라리 저희 퇴직금으로 다시 한번 일어나세요. 저희는 사장님 마음을 잘 압니다. 사징님이 다시 일어서서 저희들을 불러주신다면 다시 모여서 지금처럼 열심히 일할게요."아버지는 그 아저씨의 말씀에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옆에서 보던 저와 어머니도 함께 울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두운 지하에서 하루 종일 일하시는 모습만 보면서 왜 자식에게 따뜻한 아버지가 되어 주시지 않을까 투정도 부렸지만 이제는 열심히 살아온 아버지 마음을 알 것만 같습니다. 아버지가 어려운 이 시기를 꼭 극복하셔서 다시 다섯 분의 직원과 함께 행복한 시절로 돌아가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 송승환 : 대구 서구에서 김민정씨가 보내주신 사연이었는데 우리 대통령님께서 직접 읽어주셨습니다. 소감부터 한 말씀, 편지를 보신 소감 부탁드리죠.

◎ 노무현 대통령 : 여성시대 가슴 아픈 얘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건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참 아름다운 얘기 같습니다. 어쩐지, 어쩐지 그래도 세상에 이런 인심만 있으면 우리가 어디서 무엇을 하더라도 살 수는 있겠다 하는 그런 안도감 같은 것이 좀 생기지 않습니까?

◎ 양희은 : 마음이 우선이죠. 어려운 형편보다는 일단 다섯 분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긴 세월 지하에서 공장에서 먼지 먹어가며 양말 짜 온 그 분들이 그걸 되돌려 주셨다는 그 마음에서도 이미 아버님은 일어나신 것 같아요.

◎ 송승환 : 참 고마운 분들이네요. 어려운 사정 뻔히 아시고, 그 분들도 어려우실 텐데 퇴직금을 다시 내놓으신다는 것도 참 용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데 참 용기 있는 분들이고 그리고 참 말씀대로 아버님이 그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마음만이라도 그 반은 일어서시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양희은 : 그리고 이런 편지를 저희가 소개하면서 항상 느끼는 건 똑같이 비슷비슷하게 어려운 분들이 꼭 이래요. 나누는 마음을 알아요.

◎ 송승환 : 아무래도 이 경제문제가 요즘 저희 여성시대에 가장 큰 걱정거리인 것 같아요. 또 대통령께서도 역시 최고지도자로서 경제문제에 고민이 많으실 텐데 이왕 오셨으니까 여성시대 가족들 하소연도 들려드리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어쩌면 다 아시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직접 말씀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아서 요즘 형편들을 좀 모아봤습니다. 같이 들어봐 주시죠.

- 제가 음식업에 종사하고 있거든요. 요즘 경제... 식당들 가보세요. 손님들 거의 없어요. 밤 9시가 넘어도 한 테이블도 없어 가지고...

- 저희 집 매출은 작년 한 가을부터 서서히 좀 줄다가 매출로 해보면 한 30% 준 것 같은데요.

- 옛날에 매일 예를 들어서 일을 다니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어쩌다 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가고 건축 품이 없으니까 죽을 지경이에요.

- 장사가 안 돼요. 첫째는... 심지어 10만원 호가하는 신발들을 1,2만원에 팔아도 안사요.

- 월급이 아무래도 제 날짜에 안 나오는 게 제일 문제죠. 카드 값 막는 것도 그렇고,

- 가계 경제는 어렵고 아저씨들이 월급을 제대로 다 못 받아온대요. 그래서 깎여서 가져오는 경우도 많고 막 연체 돼서 두 달씩 못 받는 집들도 있고 그래서 그것 때문에 애들 학원도 다 끊고 엄마들도 다 부업으로 뛰어요.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가든지 아니면 김밥집 가서 김밥을 싼다든지 이 정도예요.

- 요즘 손님이 너무나 없다 보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손님 싣고 가다가 거기서 내리면 그 자리에서 횡단로에서 진행을 안 하고 신호 꺼놓고 기다리고 있고 그런 실정이에요.

- 손님이 없으니까 사납금 채우기가 힘들죠. 내 돈으로 밀어넣을 때도 있어요.

- 대학 나와 가지고 여기 저기 알아보고 직장 찾다가 찾다 찾다 없으니까 택시라도 하게 되는 거죠.

- 월급은 뻔한데 저희가 체감으로 느끼는 물가는 너무 많이 껑충껑충 뛰니까 살림하기가 글쎄요 너무 현명하지 않아서 그런가요? 너무 힘들어요.

◎ 송승환 : 대통령님을 모셔놓고 너무 곤혹스럽게 해드리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이 최근 며칠 사이에 시민들, 또 여성시대 청취자들로부터 직접 들은 목소리입니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대통령께서는 왜 이렇게 어렵다고 진단하십니까?

◎ 노무현 대통령 : 오래오래 된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요. 그 다음에 요 근래 우리가 맞이한 불경기 문제도 있죠. 그런데 불경기가 통상적인 불경기, 보통 때 오는 불경기가 있고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골짜기가 아주 깊어진 특별한 불경기가 있는데 지금 우리가 특별한 불경기를 맞이하고 있는 거죠. 경기관리를 정부가 하는데 경기가 좋았다 나빴다 하는 것은 경제의 법칙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됩니다. 그리고 완전히 막을 수는 없고요. 그래서 경기대책을 하는데 그래서 경기의 폭, 깊이와 골짜기를 너무 깊이 파이지 않게 조절하죠. 보통 하고 그렇게 하는데... 특히 경제조절에 우리가 신경을 쓰는 이유는 경기가 나쁠 때는 어려운 사람이 제일 먼저 나빠지고, 좋을 때는 제일 마지막에 좋아지고, 좋아진다 싶으면 다시 또 내리막으로 가고 그래서 서민들이 점점 어렵기 때문에 경기관리를 잘 해야 됩니다. 쭉 말씀드렸듯이 경기에 특별히 내리막에 특별한 말하자면 태풍이 오는 것처럼 이런 심각한 사태가 생기면 경기 골이 깊어지죠. 97년 연말에 우리가 맞이했던 소위 IMF 위기라고 하는 것, 그것은 우리 경제가 이제는 과열돼 가지고 말하자면 터져버린 것이거든요. 심장이나 핏줄 어디 한 군데가 터져 버린 것처럼 됐기 때문에 이걸 다시 전부 수리해 가지고 돌아가게 하는데 엄청난 돈이 들었죠. 공적자금, 돈으로 따지면 공적자금 들어간 게 156조라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외국인한테 헐값에 팔린 거 따지면 그것도 몇 십 조가 되니까 결국 그만큼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죠. 잃고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다시 복구해 가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투자를 무조건 투자하면 되던 시대에서 이제 정말 견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서 사람들이 기업에 빚을 내지 않고 빚내다가 망한다. 빚을 내고 확실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이런 기업의 체질이 생겨서 기업들이 돈도 많이 안 빌리고 은행에 돈이 많고 그런데 이걸 또 막 빌려줬어요. 가계부채가 많아진 거죠. 가계 부채가 많아져도 엄청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가계부채가 3년 전에 47%, 우리 GDP의 47%였는데 그게 한 3년 만에 65%로 올라버렸습니다. 올라버렸으니까 그만큼 빚이 한꺼번에 늘어났는데 거기에는 카드문제도 있고 부동산 값이 오르니까 막 은행 빚내 가지고 부동산 사고 또 은행에서 돈 빌려 주니까 여관, 음식업, 숙박업을 막 지었죠. 또 구조조정 많이 돼서 실업이 많이 되니까 또 자영업 한다고 늘어나고 이렇게 해서 한꺼번에 늘어났는데 이게 또 빚을 못 갚으니까 거진 100조 정도가 말하자면 부실 채권으로 묶여버렸죠. 그러니까 소비를 할 수가 없죠. 아무도. 그래서 난 작년 한 해 동안 정도 소비가 줄면 어느 정도 고소비가 회복되지 않겠는가 했는데 올해까지 소비가 별로 늘지 않습니다. 지금 신용불량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줄어듭니다. 그게 지난 달 이달해서 신용불량자 줄어들고 소비 감소하는 것도 이제 어느 정도 멈추고, 수출 아니었으면 우리 경제가 정말 큰일 날 뻔했는데 다행히 우리 수출 경쟁력이 아주 강하다 못해 막강해 가지고 우리 경제전체로서는 버텨가죠. 올해 한 5% 정도 성장할 텐데요. 5% 성장이면 1만 불 규모, 또는 1만 불 수준, 그 이상 수준에서는 좋은 성적입니다. 문제는 그게 국민들한테 고루고루 돌아가지 않는 거죠. 대기업은 지금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죠. 중소기업은 아주 어렵고, 몇 시간이 걸립니다. 왜냐 하면 대기업이 개발한 제품 원자재를, 부품을 전부 외국서 사오거든요. 이걸 한국 중소기업이 그 기술 따라잡는 시간까지는 아무리 많이 수출해도 그게 중소기업으로 안 가고 해외로 나가죠. 우리가 기술을 빨리 따라잡는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 대기업... 이제 다 아시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격차가 생기고, 우리나라엔 자영업자도 또 많아요. 자영업자가 비율로 따지면 전체 취업자 중에서 일본의 두 배, 아마 미국보다는 한 세 배, 네 배 정도 많죠. 전체가 34%, 전체 중에 34% 되는데 이건 아주 많은데 자영업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월급은 깎여서 10% 깎인다 어쩐다, 제자리다, 또는 10% 깎인다, 안 올랐는데 물가가 올라버렸으니까 또 깎인 셈이다, 이렇게 얘기하지만 자영업 하는 사람들은 마이너스가 되면 바로 100%로 제로가 돼 버리고 아예 마이너스로 빠져버립니다. 10% 줄고 이런 게 아니고. 지금 자영업 하는 사람들이 그러니까 수입이 10% 준 게 아니고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와 버렸으니까 죽는다 소리가 나죠. 그러니까 건축도 좀 그렇고 모든 것이 있습니다. 있는데, 사정은 그런데 경기관리는 사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고, 가계부채는 아까 우리 김미경씨 편지에도 나왔습니다만 빚을 갚아야 되는 거죠. 빚을 못 갚으니까 일자리 찾기도 어렵고 한데 이 빚을 탕감해 주면 현재 또 빚 있는 사람이 빚을 안 갚고 나도 하고 뻗어버리면 안 되니까 소위 도덕적 해이라고 얘기하죠. 안 되니까 함부로 탕감해 주지도 못하고 오도 가도 못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되고 늘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그 사람들이 다시 회생할 수 있도록 소위 개인, 신용회복 지원하는 것, 그래서 파산제도 개인회생제도, 이걸 아주 융통성 있게 만들어 가지고 빨리빨리 벗어날 수 있게 처음에는 한 8년 정도 자기 힘껏 갚으면 무조건 탕감해 주고 했는데 그걸 5년으로 법원에서 당겼죠. 이런 대상자도 좀 넓히고 해서 어떻든 지금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들 회복시켜서 정상적인 경제활동 하게하고, 그 다음 어떻든 가계부채로 인한 경제침체는 이 고비 넘어가면 다시 위로 상승하니까 그건 어느 정도 우리가 버티고 견뎌서 극복해 간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건 가고, 그 다음에는 역시 기술경쟁력이거든요. 기술경쟁력인데 모든 국민들이 기술혁신, 기술양성, 이것 해 가지고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나가고 있고, 나머지 부분 우리 경제에 예를 들면 금융의 전체 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이 또 어디 부담나고 넘어지고 하는 것 아니냐, 지난 동안에 쭉 관리해왔는데 지금은 안전합니다. 어제 아침에도 우리가 하고요. 경제의 어떤 위기가 오고 적신호가 오는, 말하자면 몸에 열이 나면 의사가 사람을 체크하듯이 전부 체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그게 완성돼 가지고, 그 전에도 했지만 완전히 시스템으로 완성돼 가지고 그렇게 해서 매주 점검해 보는데 지금 경제가 안 돌아가는 것이 문제지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가 건강은 좋다. 튼튼하다, 그러니까 좋아질 겁니다. 이제 남은 일은 결국은 이제 격차, 흔히 양극화라고 얘기하는 이 차이를 어떻게 줄여주느냐 그래서 법으로 라도 비정규직이나 이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서 급여를 정규직과 너무 차이를 못 두게 끌어올리도록 하고 그 다음에 실업수당도 주고 무엇보다도 교육지원을 하려고 그럽니다. 교육지원을 해서 옛날에 예를 들면 막노동을 하던 사람이 그 사람에게 6개월의 시간이 주어지면 목수 일을 배워서 수입이 배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직업훈련 교육기회를 주고 이렇게 해서 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직업안정프로그램 같은 것도 하고, 한 5년 전하고 지금 비교해 보면 이런건 굉장히 많이 정비돼 있고요. 지금도 꼼꼼히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든 우리 양말공장 김민정씨 편지에도 있지만 양말 기술이 지하에서 하는 양말은 아무리 내 노동으로 때우더라도 말하자면 사장이 그게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몸 품 팔아서 먹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걸로 버틸 수 있었죠. 경쟁을. 그런데 지금은 큰 최신 기술들이 계속 나오고 공장이 커지니까 몸으로 버티는 게 한계가 있으니까 무너진 거란 말이죠. 요새 작은 슈퍼나 구멍가게 하는 사람들이 대형 할인마트 들어오면 가게 하다가 안 되고 그러니까 그래서 기술혁신이라는 걸 해야 나라 전체로서는 경쟁력이 있는데 기술혁신을 하면 할수록 못 따라가는 우리 국민들은 또 나오기 마련이고 그래서 또 낙오가 빨라지는 거죠. 내가 아까 행군 얘기했지만 행군 부대가 이동을 빨리할수록 몸 약한 사람은 자꾸 더 낙오를 심하게 하게 되죠. 그래서 세계화해야 된다 하면서도 세계화 때문에 못 살겠다, 세계화 반대다 데모하고 하는 것이 그런 것이듯이 그래서 이 점에 있어서 우리들 한계는 있지만 그러나 어떻든 계속해서 교육하고 교육하고 해서 따라가게 끊임없이 그게 일입니다. 그 동안에는 농업 인구들을 농민들이 자꾸 도시로 쏟아져 나오고 농업인구들이 농업 가지고는 도저히 경쟁이 안 되니까 농업인구를 줄이기 위해서 그동안에 했습니다. 그동안에 그래서 농민들과 정부와 사이에 그렇게 시끄럽고 갈등이 많았던 거죠. 안 줄이고는 농민들이 살 수가 없으니까 줄이긴 줄여야 되는데 이걸 줄이려고 하니까 농민들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서 줄이고, 그 다음에 산업 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찬가지고, 그렇게 하는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이게 빠르게 그때그때 참 시원시원하게, 가려울 때 시원시원하게 하고 배 아플 때 금방 의사 선생님이 착 달려오고 주사 한 대 놓으면 금방 탁 일어서고 해야 하는데 여러분 해보시듯이 배 아프면 이게 병원에 가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또 응급실에 가도 기다려야 되고 주사 맞는다고 벌떡 일어납니까? 그런 것 아니고 하니까 어떻든 열심히 할게요. 저한테 믿고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십시다.

◎ 송승환 : 많은 국민여러분들이 지금 어렵다 하더라도 어떻게어떻게 하면 우리가 좋아진다는 희망이 보이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데 어떻게어떻게 하면 좋아진다는 속 시원한 대책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더 답답해하시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희망만 있다면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는데 말이죠.

◎ 노무현 대통령 : 제가 답답한 심정을 한번 얘기할게요.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희망이 있고 대책이 있습니다. 금방 해결되진 않지만 우리나라 절대 안 망합니다. 절대 망하지 않고요. 우리가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아까 말했다시피 더 심한... 빨리 이렇게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빨리 위기가 닥쳐오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전체가 잘 돼야 그 사람들도 사는 거니까 그 사람들 포함해서 대책이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열심히 해왔고 또 저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 송승환 : 지방을 살리는 대통령이 되시겠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고 얼마 전 신행정수도에 대한 헌재 판결이 났습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건지, 물론 다른 매체에서도 많은 말씀을 최근에 해주셨는데 오늘 여성시대 나오셨으니까 간단하게 한 말씀 해주시죠.

◎ 노무현 대통령 : 지금도 서울도 사람들 참 살기 어렵죠. 어려운데, 그래도 서울에 아파트 한 채 팔면 부산에 가면 같은 평수 아파트 세 채 사고요. 광주 가면 네 채 삽니다. 그렇죠? 그게 그냥 단순한 집값의 차이가 아니고 그게 생활의 차이입니다. 지방이 어렵죠. 인구가 지금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는 아니고요. 경상북도, 인구가 줄고 있거든요. 인구가 준다는 것은 살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제 이런 차이들이 지난 30년 동안 계속 됐는데 하나하나 예를 들면 말할 수도 없습니다. 교통으로 인한 비용, 집 값, 그 다음에 도시라는 것이 본실은 100만을 넘으면 사람들의 삶이 점차 황폐해진다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게 1천만 모아놓고 주변에 1천만 또 둘러쌌어요. 48% 아닙니까? 경제는 70%고...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이런 것을 좀 해소하자, 특히 지금 임대주택을 지으려고 하는데요. 임대주택을 지으려고 하는데 서울에서 임대주택 지을 수가 없습니다. 집 값 좀 잡을 수 없냐, 땅값을 잡아야 집 값을 잡는다는데 땅값 좀 잡을 수 없냐, 앞으로 주택을 많이 지어 공급하면 집 값을... 지금 집 값 잡으려고 굉장히 노력하는데 주택을 집값이 못 올라가게 여러 가지 세금이라든지 또는 규제를 합니다. 거래 뭐, 전매 못하게 하고 하는데 그것마다 다 부작용이 있습니다. 부작용이 있고, 무엇보다 집을 많이 지어주면 집 값이 내리죠. 많이 지어주면 집 값이 내리는데 많이 지을 수가 없습니다. 집 지을 땅이 어디 있습니까? 수도권에. 결국은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살 수 있는 정책을 이상 더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이게 30년 전부터 그리 해야된다, 해야된다 하면서 계속 나빠진 것 아닙니까? 살 빼야지 살 빼야지 하면서 계속 지금 살찌는 것하고 같은 것 아닙니까? 결단을 내려야 됩니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이것은 그런 거거든요. 비만, 만병의 근원이 미만이듯이 꼭 같은 겁니다. 서울에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이라는 게 있어 가지고요. 수도권에는 큰 학교라든지 큰집이나 공장이나 시설이나 이걸 못하게 돼 있고 공장도 총량으로 묶여 있어 가지고 못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수도권이 어떻게 되느냐 하면 우리가 동북아시아 경제 중심이 되자는 것 아닙니까? 동북아시아 경제중심이 되자면 사람, 인구를 더 늘리지 않더라도 어떤 곳은 또 줄일 땐 줄이더라도 어떤 곳은 다시 개발해야 될 땐 개발하고 정비를 정말 다시 해야되거든요. 말하자면 21세기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라 하고 물류, 또는 하이테크 첨단산업, 이런 중심지, 기업중심지, 이런 걸 하자면 거기에 맞도록 도시의 기능을 재편해 줘야 되는데 지금까지 수도권에 규제법은 한 줄만 건드려도 전 지방이 들고일어나서 반대하기 때문에 큰 국가적인 싸움이 됩니다. 엄청난 갈등이 되고 해서 안 됐는데 이게 조금씩 돼 가지고 지난번에 파주에 LCD 단지도 만들고 화성에 삼성전자하고 쌍용하고 이렇게 하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건 임시로 한 것이지만 임시로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도 균형 발전한다고 하니까 지방에서 양보해준 것이거든요. 그 다음에 앞으로 수도권은 그림을 다시 그린다, 그래도 지방에서 반대하지 않고 알겠다, 그 대신 확실하게 수도권 분산할 건 분산하고 지방 발전시켜주는 것은 해야된다 이러는데 이게 자칫 잘못하면 전체가 다 깨질 우려가 있거든요. 그래서 수도권도 잘못하면 굉장히 발전이 저해되는 것이죠. 수도권도... 꽉 묶여버립니다. 그리고 푸려면 전국적으로 싸움이 나고... 그래서 이런 것이 돼야 되기 때문에 우리 담배끊는 것하고 비만 줄이는 것하고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 송승환 : 저희도 결단이 좀 필요하군요. 전 담배를 끊어야 되고, 양희은씨는 살을 또 빼셔야 되고... 자!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 듣고 계십니다.

아무래도 경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경제가 어렵고 그래서 우리 분위기가 가라앉은 듯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양희은씨의 노래를 한 곡 좀 듣고 어떠십니까? 노래 한 곡 듣고 2부에서는 여성시대 정말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만 오는 게 아니죠. 재미있는 사연도 많습니다. 재미있는 사연도 소개해드리면서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양희은씨 노래입니다. '상록수'!

◎ 양희은 :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함께 하고 계십니다.

◎ 송승환 : 이 방송 들으시면서 그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시대 안에서 얘기 하니까 좀더 대통령도 가깝게 느껴지고 또 뉴스에서 뵐 때보다 훨씬 좋으시죠?

- 예.

◎ 송승환 : 아까 어떤 분이 대통령 들어오실 때 생각보다 미남이라고 그러셨던 것 같은데 정말이에요?

- 예.

◎ 노무현 대통령 : 감사합니다.

◎ 송승환 : 앞 시간에는 여성시대 가족들이 대통령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도 직접 드렸고 또 여성시대 가족이 편지도 직접 읽어주셨습니다. 경제문제 어려움이라든가 신행정수도 얘기 같은 불편한 얘기일 수도 있는데 차분하게 잘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 전하는 말씀 듣고 여성시대 가족과 대통령의 만남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양희은 :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 듣고 계십니다. 이번엔 분위기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대통령께서 이 편지를 한번 들어봐 주시고요. 이 편지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이십니다.

◎ 송승환 :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에서 박수경씨가 보내주셨는데 대통령님에 대한 얘기거든요. 그런데 이게 무슨 얘기인지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 양희은 :

- 사연 낭독 -

"2003년 2월 22일, 그 날을 지금도 나는 잊을 수 없다. 그날 나는 요즘 사람들이 다 바라는 대박의 꿈을 바보 같이 멀쩡히 앉아서 날려보냈기 때문이다. 사건은, 2003년 2월 21일에 일어났다. 아침에 잠에서 깬 나는 평소와 다른 꿈 때문에 어지러웠다. 그 며칠 전에 텔레비전에서 복권 1등에 걸린 사람들의 꿈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을 봤는데 그 내용들이 생각나면서 이건 하늘이 내게 준 기회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꿈이 복권 1등에 당첨된 사람의 꿈들과 통하는 게 있었던 것이다. 제주도였던 것 같다. 어느 호텔에서 나는 지금의 대통령을 만났는데 나를 보더니 대통령께서 따라오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통령을 코앞에서 만났는데도 꿈속에서의 나는 전혀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통령과 함께 걸으며 엘리베이터도 함께 탔다. "땡!" 1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대통령은 "자, 내리십다!" 하며 내가 내릴 때까지 버튼을 눌러주었다. 얼떨결에 따라 내린 날 향해 대통령은 한번 웃어주더니 "열심히 사세요. 곧 틀림없이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하며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나는 "같이 안 가세요? 지금 어디 가시는 건데요?" 하고 물었다. "나는 지금 괌으로 갑니다." 괌으로 간다는 말을 끝으로 나는 잠에서 깼고 꿈은 너무나 또렷했다. 남편에게 꿈 이야기를 해주며 나는 로또를 사야겠다고 했다. 로또를 그때까지 한번도 사 본 적이 없는 남편과 나이기에 로또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실정이었다. 볼펜과 종이를 집어든 나는 숫자 2, 11, 21, 25를 적고는 남편에게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야 봐, 대통령이 나보고 내리랬잖아. 그게 바로 11층이야. 그러니까 11번은 확실한 거지. 오늘이 며칠이지? 2월 21일이지? 그러니까 2번, 21번, 이것도 확실한 것 아니야?" "그럼 25번은 뭐야" 신랑이 물었다. "아, 25번. 그건 나는 대통령을 알아보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거야. 이상하지 않아? 왜 그랬을까? 대통령을 왜 몰라보는 거지? 그건 대통령이 아직 안 됐기 때문이야. 자기야 대통령 취임식이 언제지? 25일 맞지? 그러니까 그래, 25번, 대통령 취임식 날 숫잔 거지. 남편은 신기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더니 다시 물었다. "그럼 숫자가 4개밖에 없잖아. 6개 써야 된다며?""그러면 나머지 숫자는 괌이 힌튼가?" 우리는 제주도에서 괌까지 가는 항공료, 왕복 시간, 편도 시간, 내가 아는 괌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이것저것 대입해가며 숫자 두 개를 만들어냈다. 그 숫자는 바로 17과 44번, 확인전화를 했을 때 전화기에서는'축하합니다 ̄ 축하합니다 ̄'와 함께 팡파레가 울려 퍼졌다."어머 정말 1등이구나, 자기야 어떡해어떡해 우리 진짜 걸렸어" "뭐? 진짜? 몇 등? 진짜 1등이라고?" "그럼 1등이지, 팡파레까지 나오던 걸!""그래도 한번 더 들어보자. 아니다. 심장마비 걸릴 수도 있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해볼게. 번호만 자기가 눌러봐라"한참 듣더니, 남편이"자기야 4등에 걸렸다는데? 1등 번호 여섯 개 가운데 우리는 네 개를 맞추었다. 그러니까 자신 있게 적어 넣은 숫자 네 개는 확실한 숫자였고 문제는 그 괌이었던 것이다. 나의 대통령 꿈은, 우리 동네에선 웬만하면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 단골식당 아저씨는 "남들은 평생 가도 꿀까말까하는데 대통령 꿈도 꿨고, 거기다가 대통령이 직접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말도 했으니, 그 자체가 복이 아니야, 그런 꿈 아무나 꾸나"하신다. 그러고 보니, 대통령이 내 꿈속에 나타난 지1년 6개월이 지났다. 꿈속에서 열심히 살면 틀림없이 좋은 소식이 온다고 했는데, 그 좋은 소식은 언제나 찾아오려는지... 정말 꿈속에서 대통령이 한 말처럼 모든 것이 잘되길 바라며 그 이후 복권은 단 한번도 구입하지 않았다."

◎ 송승환 : 아니, 국정에 바쁘신데 대통령께서 또 울산에 사는 박수경씨 꿈에까지 가서 복권번호까지 찍어주시느라고 정말 바쁘셨겠는데 한번 더 나타나셔야 되겠는데 그래야 더 복권사실 것 같아요.

◎ 노무현 대통령 : 마지막까지 다 가르쳐줘야 되는데... 그때는 제가 아주 바쁠 때였는데 지금은 제가 조금 여유가 생겼으니까 이제 이번에 만나면 내가 끝자 까지 다 불러줄 테니까... (웃음)

◎ 송승환 : 오늘 여성시대 참여하신 방청객 주부 분들 오늘밤에 꿈꾸실지 몰라요. 대통령 뵈었으니까. 그러면 꼭 붙잡고 번호 끝까지 받아내십시오.

◎ 양희은 : 예전엔 나랏님 하면 절대적인 권력이었다면, 요즘은 사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대한 생각들도 사람들 머릿속에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그런데 대통령님께서 생각하는 대통령은 이래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이런 원칙이 있으세요? 아니면 어린 날 대통령 꿈을 혹시 꾸셨다면,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는 이러이러 하리라 하는 상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시든지.

◎ 노무현 대통령 : 대통령 된다는 생각을 그렇게 일찍 한 건 아닙니다. 정치하다가 가다 가다 자꾸 자꾸 하다 보니 자꾸 가까이 가게 된 거죠. 가게 된 건데... 대통령이 시대에 따라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자꾸 달라지고요. 또 같은 시대에도 또 서로 생각들이 다르고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것 같은데 아직도 희망은 그렇습니다. 대통령도 법에 복종하고 사리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안 하고 국민들도 그걸 또 이해해주고, 그렇게... 그러면서도 제도가 잘 짜여지고 법이 잘 갖춰져서 대통령이 법에 의해서 하면 국정을 하는 데는 아무 지장 없도록 그렇게 하면 좋겠습니다.

◎ 송승환 : 뜻대로 되신 것도 생각하신 대로 잘 안 되시는 그런 부분도 계시겠지만 국민들을 놀라게 한 탄핵 재신임 이런 건 국민들이 사실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님을 두고 세간에서는 위기 때마저 정면돌파를 하신다. 승부사 기질이 있으신 것 같다, 이런 평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무현 대통령 : 제가 도박을 했으면 돈을 좀 땄겠죠. 그런데 도박에서는요. 기량도 중요하고 뭐도 중요하지만 역시 운이 따라줘야 됩니다. 그래서 제가 승부사라고 해도 어떤 어려운 고비들을 여러 차례 넘겨왔으니까 그럴 듯 하다 생각되고 그러나 또 운이 참 좋은 사람이다 말하자면 대통령 권력 운이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 말도 맞는 것 같아요. 그러나 승부사라고 얘기할 때는 성실치 못한 것처럼 그런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무슨 일을 정성으로 성실하게 하지 않고 그냥 한판승부로 올인한다, 뭐 이런 것이 좋은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그렇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기가 곤란하죠. 또 "안 그렇습니다" 하려니까 또 좀 이상하고 그렇습니다만... 좋은 뜻으로 승부사다, 이렇게 말해도 좋으리라고 생각하는데 나쁜 뜻으로는 이해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전 매 시기에 행운을 바라고 또는 요행을 내 운명을 시험하고 이런 것이 아니고 저로서는 정말 진지하고 제 자신에게 가장 정직하고 충실한 결정들을 한 것입니다.

◎ 양희은 : 그런데 최근엔 대통령님께서 과거사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과거사 문제로 오히려 정쟁만 커진다, 이런 의견도 사실 있어요.

◎ 노무현 대통령 : 예, 우리 파출소가 신통하면 봉변을 당하는 그런 기사를 많이 보죠? 옛날에는 파출소가 독재정권에서 국민들을 위해 민중의 몽둥이 이런 별명이 붙을 만큼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국민들을 괴롭히니까 괴롭히고, 그리고 윗사람 빽만 있는 사람이 오면 또 우대를 받으니까 모두들 파출소에 가서 나도 빽 있다 과시하고 싶어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파출소 때려부순 것을 어떤 큰 영웅적인 그런 한 건 한 것으로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어요, 파출소가 그때는 원성의 대상이어서 너무 권력 앞에 하기 때문에 그래서 했고, 그 뒤에는 또 옛날에 말하자면 독재 앞잡이를 했으니까 경찰은 국민의 적이고 나쁜 짓만 했다는 이런 이미지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데... 이거 이렇게 계속 가면 나라 안 되거든요. 안 됩니다. 안 되는데 과거사 얘기를 두 가지를 얘기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바로 적고 바로 배우고 바로 가르쳐야 한다. 부끄러운 역사든 좋은 역사든 가르쳐야 된다는 것이고 하나는 국가 기관이 신뢰를 회복해야 된다. 파출소 얘깁니다. 지금 국정원이 테러 대비해서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기관이 국정원입니다. 그런데 국정원에 이 일을 맡기자고 하면 국회의원들이 반대를 합니다. 시민단체에서도 반대를 하고 테러방지 책임을 국정원에 맡기자면 반대를 합니다. 왜 반대 하냐, 옛날에 국민들 뒷조사하고 국민들을 억압했던, 심지어 국민들 고문하고 이런 전력이 있기 때문에 믿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상적인 일을 지금 맡길 수가 없는 것이죠. 이름만 해도 지금 몇 번 바꿨습니까? 이름만 해도 '중정'에서 '안기부'로, '안기부'에서 '국정원'으로 이름을 바꿔도 회복이 안 돼요. 회복해 줘야 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경찰도 그렇고 국가기관, 그리고 정부, 국가, 그런 것을 회복을 해야됩니다. 회복해야 되는데 그런 국가가 또 막강한 권력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라고 하면 남의 자식을 데려다가 군대 보내서 어쩌면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데가 국가입니다. 그만큼 국가는 도덕적 신뢰를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국민들한테 지지 받고 신뢰받아야 합니다. 이 국가가 정당하지 않다는 믿음을 국민들이 가지고 있으면 모든 사람들이 국가가 하는 일을 따르지 않고 어떻게든 회피하고 속이고 믿지 않으려고 하고 하여튼 그로 인해서 제대로 나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국가는 정당해야 됩니다. 적어도 앞으로 정당할 것이라는 대한 믿음을 확실하게 가져야 됩니다. 국가기관... 지금 국제 사회에서 독일과 일본 두 나라가 있습니다. 과거 2차 대전에 책임 있는 두 나라. 독일은 6백만 명을 학살한 큰 무거운 죄를 가지고 있는 국가, 일본도 많은 죄가 있지만 독일하고 비교하면 숫자로 봐선 적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국제 사회에서 대우받기론 독일은 아무 과거 과오가 없었던 사람처럼 대우받고 일본은 아직도 과거를 계속 질문 받고 있지 않습니까? 차이가 뭐냐, 독일은 과거를 다 조사하고 샅샅이 조사해서 그 잘못을 국민들에게 또는 전 세계에 인류에게 공개하고 조사하고 공개하고 사과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독일은 국제 사회에서 존경받고 일본은 아직 그 일이 미진해서 뭔가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받지 않습니까? 나는 내가 대통령 있는 동안에 우리 정부 각 기관이 이것을 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을 꼭 해야겠다. 그 전제는 부끄러운 것을 털어 내놔야 된다.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사과해야된다. 그것 없이 적당하게 넘어가면서 내가 검사네, 내가 국정원 무슨 조정관이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거 아니다. 경찰이든 모두가 정부 전체가 국민들한테 과거를 솔직하게 털고 사과해야된다 불가피 한 것은 있는 대로 밝혀놓고 불가피했다고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용서받을 건 용서 받자 말이죠.

◎ 송승환 :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부 여러분들 함께 해주셨는데 잠깐 짧게나마 대통령님께 이런 얘기하고 싶다 간단하게 말씀하실 수 있는 기회를 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마이크를 가지고 갈까요?

◎ 양희은 : 자기소개를 우선 먼저 하시고 드리고 싶은 얘기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 송승환 : 어디에서 오신 누구신가요?

◎ 김미숙 : 인천에 김미숙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대통령님 만난다고 해서 2박 3일 고민을 했어요. 무슨 말씀을 드릴까... 그런데 오늘 얘기를 쭉 들어보니까 제가 주부들이 겪는 가장 큰 문제가 노인문제하고 그 다음에 여성취업, 그러니까 저희 어머님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셔 갖고 9년을 병상에 계셨거든요. 제가 수발을 들다 보니까 그게 한 가정의 고충으로 끝나기에는 굉장히 힘든 점이 많더라고요. 이제 사회도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있으니까 그걸 정책적으로 국가에서 노인전문병원이라든가 요양시설 이런 걸 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어머님 돌아가셨어요. 올 봄에. 그리고 나서 취업을 하려고 하니까 정말 취업의 문이 좁더라고요. 제가 배움도 짧고 또 그동안 병수발 들면서 특별히 자격증 같은 걸 따놓지 않아서 마땅히 할 게 없어 가지고 동네 가까이에 있는 아이들 학생들 위탁급식소에 이력서를 내놓았어요. 제 생각에는 설거지니까, 튼튼한 팔뚝 있겠다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거기도 자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두 달을 기다려서 올 10월 1일부터 취직을 했습니다. 해 가지고 지금 다니고 있는데 시급 3천 5백원이에요. 제가 9시부터 3시까지 거기서 일하거든요. 그러면 한 달에 빠지는 날 빼고 나면 한 40만 원정도, 그리고 저녁에는 또 옷가게에서 제가 알바를 해요.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요즘 유행하는 투잡 장본인입니다. 제가. 그렇게 해도 70만원이 안 되는 달이 많아요. 그래서 여성취업이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만큼의 노동의 대가가 아직은 남자들에 비해서 적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 송승환 : 시간이 없어서 우선 우리 방청객 얘기를 듣고 대통령께서 종합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성 취업 문제, 그리고 노인문제에 대한 얘기도 해주셨고요.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 이정자 : 저는 갈현동에서 온 이정자입니다. 반갑습니다. 금방 말씀을 들으니까 희망이 좀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아이가 어려 부업을 많이 했습니다. 어디에 애를 맡길 데가 마음놓고 아이를 두고 부업을, 일을 하러 나간다는 게 미더운 곳이 없고 이러다 보니까 아이를 옆에 두고 부업을 많이 했는데 정말 부업은 너무나도 돈이 너무 적기 때문에 그렇게 라도 조금에 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했는데 아이들에 대한 정말 금방 학교를 개방을 한다, 이런 걸 정말 바라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탁아 문제에 대한 걸 심각하게 현실적으로 와 닿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송승환 : 알겠습니다. 한 분만 더.

◎ 윤미자 : 저는 광명시에서 온 윤미자인데요. 저는 주택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저희 서민들이 주택 하면 꿈을 가지고 있잖아요. 집 한 채 장만하는 게 꿈인데 그게 너무나 많은 시간을 둬도 눈에 보이지가 않아요. 요즘 같이 분양가 계속 오르죠. 그래서 그게 희망이 안 보이는 것 같아서 항상 서민들한테 힘이 없거든요. 희망이 없거든요. 그런 희망이 눈에 보이게 끔 정부에서도 지금도 잘해주시는 것 같지만 더 눈에 확실히 보이게 해주셨으면...

◎ 송승환 : 알겠습니다.

◎ 양희은 : 노인문제, 여성 취업문제, 또 여성 일하기 위한 탁아를 정부 차원에서 맡아주시고 관장해주실 것, 그리고 서민들의 집 장만 꿈에 대한 그런...

◎ 노무현 대통령 : 아마 제일 중요한 일들을 딱 이렇게 집어서 말씀하시는 것 보니까 짜고 나왔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짜고 나왔나 이렇게 생각해 보니까 안 짜고 나와도 그것 말고 또 말할 게 뭐 있냐, 있겠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뭐 있냐 이런 생각에서 짜고 나온 건 아닌가보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렇습니다. 노인과 요양문제인데요. 우리나라의 공공의료시설이 한 12 ̄3%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전부 민간병원이죠. 그런데 이게 전부 모든 것을 시민들 시장에 맡긴다고 하는 미국에서도 공공의료시설이 한 30% 정도 됩니다. 전체 의료기관의 30%는 공공의료 시스템으로 돼 있습니다. 이것 늘려서 나갈 겁니다. 나가는데, 그 중에서도 노인요양병원 이런 문제를 말씀을 드리면 지금 병상이 전부 일반 병원의 병상이기 때문에 입원을 하게 되면 굉장히 비싸게 치게 돼 있습니다. 치게 돼 있으니까 입원할 엄두를 못 내요. 그래서 요양병원을 따로 해야 됩니다. 요양병원은 아주 일반 병원보다는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는 여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요양병원을 따로 만들어야 됩니다. 만들어야 되고, 지금 이것은 이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병원이 중형 종합병원이 경쟁이 안 돼서 사업이 잘 안 되고 하는 그런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것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인수해 가지고 이것을 요양병원으로 바꾸는 방법, 그러나 이것도 어느 정도 형편이 되는 사람이 가는 것이죠. 형편이 되는 사람이 가는 것이고 그 형편도 안 되는 사람은 집에서 출장해서 도와주는 사람들, 형편이 아주 어려운 사람에게는 해당이 안 되겠지만 그 다음에는 국가가 하고 있는 시설보호인데 시설보호의 수준을 높이려고 합니다. 지금 시설에 가면 마치 무슨 수용소처럼 돼 있는 이런 데도 없지 않아 있으니까 그런 것이 보도되고 하니까 보내기가 그렇고 한데 노인들을 돌볼 수 있는 병원을 특별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건 그전부터 하던 대로 말로만 하는 게 아니고 실제로 팀이 만들어져 가지고 계속 연구하고 조사하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좀 풀릴 거라고 이렇게 예측해 주시고요. 그 다음에 탁아 말씀하셨는데 요새는 그 시기도 아이를 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보육이라고 말을 하죠. 그냥 아이만 맡겨놓는 게 아니고 보육까지 한다 해서 보육이라고 하는데 탁아나 보육이나 비슷한 거긴 합니다만 그렇습니다만, 그런데 이것은 참여정부가 가장 역점을 둔 사업입니다. 예를 들면 금년도 예산이 보육 부분에 한 4천 억, 작년보다 많이 늘려서 4천 억 정도인데 내년엔 6천 억으로 올라갑니다. 말하자면 50% 예산이 성장합니다. 예산이 우리 평균 성장이 한 6% 증가율, 6 ̄7%인데 이 부분은 50% 증가시키니까 엄청나게 증가시킨 것이죠. 이건 100%라도 올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면 준비가 안 돼 있는데 돈부터 먼저 안 되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가 닭장을 지어놓고 병아리를 사와야 되듯이 학교를 지어놓고 학생을 모집해야지 학생부터 모집한다고 교육이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순서 때문에... 지금 우리가 정부가 이건 돈으로 될 수 있는 일은 다 지원해서 확장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27만 명 정도가 혜택을 받는데 41만 명으로 일반적으로 늘어나고 그 다음에 여러 가지 다양한 것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책임지겠습니다. 공약도 그렇게 했고요. 어제 이 얘기를 또 했는데 어제 회의할 때 이건 미래사회위원회에서 하는데 보육원에 보낼 때까지 출산으로부터 보육원에 보낼 때까지 이 사이를 어머니가 감당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모유수유를 하면서 키운다고 하면 특별한 보살핌이 없이는 아이 놓을 엄두를 못 낼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이를 연결시키는 것으로 이걸 확장하자. 물론 그전에도 하고 있지만 지금 아주 미미한데 그래서 출산으로부터 보육까지로 프로그램을 늘렸습니다. 그래서 보육에서 출산까지 늘렸습니다. 늘려 가지고 전체로 어떤 뒷받침을 하려고 그렇게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인터넷이나 어디나 한번 쭉 찾아보십시오. 찾아보시면 나한테 맡는 게 뭔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되고요. 그 다음에 주택문제죠. 주택 문제인데 참 아까 내가 아이 낳기 싫어한다고 하는데 교육문제, 그야말로 사교육비 그 부분은 대폭 줄여드리겠습니다. 학교 안에서 사교육까지 학교 안에 다 끌어들여서 지금 낳는 아이들은 사교육 문제 때문에 골치 아프지 않게 지금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지금 낳는 아이들은 절대로 사교육비 걱정 안 할 겁니다. 그건 학교 안에서 다 해결해 드립니다. 그 다음에 주택 문제인데요. 주택은 제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참 참여정부에서 현재까지로는 제법 한다 싶은 거죠. 과연 어떻게 갈 거냐. 제도를 완전히 고쳐서 집값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 없도록 하겠습니다. 90년도 그때 집값 88년, 89년에 집값이 두 배 뛰었는데 90년에 두 배 또 한번 쳐 올려 버렸거든요. 그때 자살하고 한 사람 많고 전부 변두리로 어디로 밀려 나가고 그때 엑소더스까지 났죠. 그것이 전체 경제가 잘 되기 위해서 소수의 사람이 희생을 당한 것이면 또 별 문제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주택 값 높으면 전체 경제도 될 수가 없어요. 인건비가 높아지니까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 전체 경제를 위해서나 주택 없는 사람들 위해서나 반드시 잡겠습니다. 참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지방에는 아직도 택지를 정부가 싸게 공급하고 싸게 짓게 하고 임대주택도 많이 지을 수 있습니다. 들어올 사람이 없고 서울과 수도권은 지을 땅이 없고 땅이 없고 사람들, 그러니까 이게 천장부지로 올라가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정부로서는 정말 지난한 과제입니다. 지난한 과제이기 때문에 어떻든 이것은 큰 틀에서의 균형발전 같은 그런 방향으로 해석해보겠습니다. 어떻든 토지, 주택, 하여튼 투기만이라도 철저하게 막아서 서울 같은 데는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투기가 돼서 수요공급에 관계없이 땅값이 집값 땅값 오르는 이건 꼭 막아낼 생각입니다.

◎ 양희은 : 여러 가지로 참 이제 어렵다, 어렵다 하다 보니까 자꾸 가벼운 얘기나 웃는 얘기는 뒤로 미루어지게 돼요. 그래도 저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을 놓쳐선 안 된다 생각하고 믿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우리 행복에 대한 얘기를 해보죠. 여기 오신 분들 어떤 게 내 낙인지 소소한 행복과 낙에 대해서 설명을 , 나는 어떨 때 행복하다.

- 저는 열심히 지하실에서 가내공업을 하면서 일하는 주부거든요. 열심히 일할 때 행복하고 또 아이들이 바르게 밥 먹고 나서 "잘 먹었습니다" 인사 잘해줄 때 그게 너무 행복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양희은 : 눈에 물 들어가는 것하고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게 제일 행복하다고 그랬는데 정말 그러시네요.

- 저는 지금 고3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거든요. 그래서 수능이 며칠 남지 않아서 아이를 뒷바라지하면서 열심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 어렸을 때는 시부모님한테 다 아기 맡겨놓고 직장 다녔거든요. 정작 학교에 들어가니까 숙제를 엄마가 봐줘야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면접도 보고 오라고 하는데 경기도로 이사갔더니 하루가 7시에 가서 밤 7시쯤 돼야 집에 와요. 그러니까 또 못 하겠더라고요. 애들 얼굴 보는 시간이 짧아서요. 그래서 이제 호스피스를 배우는데요. 제가 따뜻한 방에 잘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요. 이렇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80되시는 친정 어머니를 모시고 살거든요. 그런데 이 편찮으세요 다른 데는 괜찮은데 다리 이런 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엄마 방에 가 갖고 기척이 없으시면 가서 한참 쳐다보고 괜찮으면 아, 이게 내 행복이구나, 또 아들도 건강하게 있고, 일요일은 꼭 등산을 해요. 그래 갖고 산에 올라가 갖고 점심 밥 먹을 때가 제가 최고 행복하고 저는 그걸 행복으로 살고 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아직 여기 계신 분들에 비해서 나이가 젊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애기를 어렵게 낳았는데 그 애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가장 행복합니다. 참고로 애기가 좀 일찍 태어나서 1kg도 안 되게 태어났는데 그 애가 방글방글 웃으면서 지금은 엄마를 이겨먹으려고 할 때 그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저는 지금 나이가 45인데요. 봉제 일을 20년을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20년도 까딱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일할 수 있어서.

◎ 송승환 : 아니, 무슨 남편 덕에 행복하다는 분은 아무도 없고 죄다가 아이 때문에 행복하고 일 때문에 행복하고, 남자들은 허수아비인가...

◎ 양희은 : 송승환씨는 어떤 때 행복하세요?

◎ 송승환 : 글쎄요. 저도 뭐, 제가 좋은 연극, 제가 좋아하는 작품 열심히 배우들하고 만들 때 그 순간이 제일 좋은 것 같고, 일하는 순간이 역시 큰 즐거움이 아닌가 싶은데 대통령께서는 어느 때 요즘 행복을 느끼십니까?

◎ 노무현 대통령 : 너무 많죠. 작은 작은 기쁜 일들이 모여서 그렇게 행복이 되니까... 근데 일반적으로 얘기하자면 역시 그래도 일을 할 때하고 풀릴 때, 안 풀리던 일이 딱 풀릴 때 그때죠. 그 작은 일들이 쭉 연속돼 가니까 힘들어도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자꾸 하나씩 하나씩 풀다 보면 죽을 때까지 가는 거죠. 일 풀리는 순간들이 행복한데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요새는 걱정이에요. 대통령 임기 끝나고 나면 이게 무슨 일을 또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까, 그게 걱정이고 순간 순간에 아주 기쁨을 느끼는 그런 것은 요새 와서 손주와의 잠시 이렇게 하는 게 그 순간엔 보람 이런 것하고 관계없이 그냥, 몰입한다 할만큼 기쁘죠.

◎ 양희은 : 어르신들 얘기가 당신 자제 분이 그렇게 예뻤다는 분이 계신가 하면 한 대 걸려서 손주 손녀가 그렇게 예쁘다는 분이 계신데 어느 편에 두세요? 표현하고 어르고 하는 게 자제 분들께는 그렇게 하실 시간이 혹시?

◎ 노무현 대통령 : 그렇게 못해봤죠. 그렇게 못해봤고 어른들한테 우리도 아이를 맡겨 놓고 있었고 그러니까 그렇게 해보지도 못했지만 표현하기도 쑥스럽고 그랬는데 지금 손주는 다르죠. 그러니까 길게 기쁨을 준 건 우리 아이들이라고 하면 순간순간 아주 깜짝깜짝 놀랄 만큼 기쁨을 느끼는 건 손주인 것 같아요.

◎ 양희은 : 대통령을 다 마치시고 그 무거운 일을 어깨에서 내려놓고 나면 무슨 일로 사냐, 잠깐 그런 얘기를 하셨는데 제가 쭉 얘기를 드리면서 제 개인적인 얘기해도 되겠습니까? 우리 국민 어렸을 때부터 정치교육 같은 걸 제대로 받고 좀 그럴 기회가 사실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뉴스에서나 뵙다가 얼굴을 가까이서 뵈면서 여러 가지 얘기 풀어주시는 걸 뵈니까 훨씬 더 이해도 쉽고 그런 정치교육, 어린이서부터 예를 들면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소신을 표현하고 이런 것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노년에 그렇게 해주시면 참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노무현 대통령 : 옛날에 정치를 그만 두면 대학교에 정당을 만들겠다. 대학생들이... 역시 정치라는 건 피할 수 없고 모든 곳에 다 있는데 우리 생활하고도 아주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인데 그래서 대학교부터 정치를 유권자로서, 또는 정치 하는 사람으로서 하나가 돼야 되는 거거든요. 그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또 완전히 버린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요즘은 가끔 이런 회의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많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토론, 설득, 또는 교육, 이런 것을 통해서 사람이나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의 첫 번째 성향이 그겁니다. 사람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이런 겁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과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 것인지 제가 지금 혼란 속에 빠져버렸거든요. 대통령이 되도 토론이나 설득이나 대화를 통해서 바꿀 수 있는 일은 극히 적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치하거나 교육하는 사람들의 성공이 뭘까, 이런 혼란 속에 빠져 있습니다. 빠져 있어서 그래서 지금 뭘 해볼까 지금 고심하고 있는 중이죠.

◎ 송승환 : 오늘 아주 솔직한 얘기들을 많이 들려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할 시간입니다. 여성시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 말씀해주십시오.

◎ 노무현 대통령 : 말을 너무 많이 했죠. 하여튼 힘내십시오. 그리고 오늘 시간이 제겐 하고 싶은 얘기도 있었지만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보다 여러분들하고 이렇게 편안하고 따뜻하고 이런 분위기에서 정말 진지하게 우리 사람 냄새 나는 얘기들을 해본 것이 저로서는 매우 기쁜 시간입니다. 기쁜 시간이고 특별히 더 국민들한테 당부, 힘내십시오. 희망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양희은 : 잠바가 잘 어울리는 대통령과 작업복이 잘 어울리는 우리들, 같이 활짝 웃는 날을 위해서 함께 팔 걷고 다시 한번 열심히 달려보기로 하죠. 대통령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성시대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 참여했던 여성시대 가족들 자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 듣고 계십니다.

2시간 동안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서 봉사해 주신 여성시대 가족분들과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했습니다.

◎ 송승환 : 벌써 2시간이 지났습니다. 어쩌면 아쉬움도 크실 겁니다. 기왕에 대통령 만났으니까 이 얘기도 하고 저 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았는데 제한된 시간이라 하고 싶은 이야기 다 못하고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대통령님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민심과 서민형편을 살피고 계시고 또 영부인 권양숙 여사께서 여성시대를 자주 듣는 여성시대 가족이시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편지를 통해서 서민생활을 전달하는 기회를 가져주셨으면 하는 부탁도 드려보겠습니다.

◎ 양희은 : 오늘 함께 해주신 전국의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님,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와 주신 사랑의 김장 나누기에 참여했던 여성시대 가족들 모두모두 정말 고맙고요.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시고 함께 한 <여성시대 방송 30년 특별기획,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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