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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데모크리토스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카를 마르크스의 박사학위 논문을 완역한 것이 이 책이다. 학위를 받은 1841년 마르크스는 23세였다. 유물론의 원형인 서양 고대의 원자론을 다뤘다

천년 왕국의 도래를 예견한 마르크스주의는 현실 사회주의 실험을 통해 실패로 판가름난 오늘날, 이 논문을 뒤늦게 번역한 소장 연구자 고병권씨는 새파란 청년 마르크스에게서 새롭게 해석될 자양분이 남아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문학적 색채가 농후한 고씨의 해설을 따라가 보면 소련식의 도식적이고 목적론적인 마르크스 해석과 달리 자유와 이상을 찾아 끝없는 비상을 꿈꾸는 몸짓을 발견한다.

마르크스가 주목한 에피쿠로스의 생성론적 원자론을 사회와 역사에 대입하면 프로이센의 입헌 군주도, 기독교의 천년왕국도, 소비에트 제국도 궁극적 목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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