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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서 개발한 수소연료차 일본서 시승행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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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자동차 뒤꽁무니 머플러에서 배기가스 대신 물이 나오는 수소연료차가 첫 선을 보였다. 수소를 연료로 쓰는 청정 연료시대가 성큼 다가선 것이다.

독일 BMW는 5일 일본 도쿄에서 세계 20여개국 언론을 대상으로 독자 개발한 수소엔진차 750hL의 시승행사를 열었다.

이 차는 수소뿐 아니라 가솔린도 연료로 쓸 수 있는 이중 엔진으로 개발됐다. 기존 가솔린 엔진처럼 내연(內燃)기관을 사용한 이 차는 수소가스를 엔진에 공급, 폭발력으로 동력을 낸다.

배기량 5천4백㏄에 12기통 엔진을 장착한 이 차는 시속 2백26㎞까지 낼 수 있어 가솔린 차에 비해 손색이 없다. 수소를 충전하는 데도 3분이면 족하다.

BMW의 부카르트 괴첼 이사는 "지난해부터 15대를 제작, 10만㎞를 시험주행하는 동안 안전 등에 문제가 없었다" 며 "내년 중 실용화할 계획인데 기존 차량보다 가격이 10% 정도 비싸다" 고 말했다.

수소연료는 영하 2백50도로 액화시켜 보온병처럼 생긴 탱크에 저장하는데, 1천도 온도에서 최고 70분간 견딜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번 충전하면 4백㎞를 달릴 수 있다. 문제점은 3일 이상 세워놓으면 액체수소가 조금씩 빠져버린다는 것.

수소차를 개발 중인 도쿄대 에너지공학과 히사시 이시타니 교수는 "BMW의 수소엔진이 에너지 효율에서는 연료전지차보다 뒤지지만 출력에선 앞선다" 며 "보관이 어려운 액체수소보다 수소가스를 직접 저장하는 탱크와 수소 충전소의 보급 등 인프라 구축이 성공의 관건" 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 도요타는 가솔린을 이용하는 수소차를, 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는 메탄올을 이용하는 수소차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연료전지로 모터를 구동한다는 점이 BMW와 다르다.

도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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