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천안함 침몰] ① 기뢰 ② 어뢰 ③ 폭뢰 순으로 가능성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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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충격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정부는 사건 발생 이후 침몰 원인에 대해 ▶내부 폭발 ▶암초 충돌 ▶기뢰 폭발 ▶어뢰 공격 등으로 분석해 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내부 폭발과 암초 충돌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침몰 원인에 대해 “생존자의 증언과 부상 등을 종합해 볼 때 외부의 큰 충격(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부 폭발일 경우 그 가능성은 기뢰, 어뢰 순이다. 폭뢰는 가능성이 극히 작다는 분석이다.

군 당국은 백령도 인근에 기뢰가 있다면 두 가지 경우로 본다. 하나는 북한 잠수함(정)이 몰래 백령도 인근에 부설했을 가능성이다. 북한 잠수정이 백령도 서남방 해역으로 몰래 잠입해 해저 기뢰를 부설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이 기뢰는 평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경계하기 위해 작전 중이던 천안함 등 해군 초계함이 백령도 인근으로 왔을 때 터지게 된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6·25전쟁 때 사용했던 기뢰가 우리 수역으로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이다. 당시 북한이 서해안에 부설했던 기뢰가 조류에 따라 떠다니다가 천안함과 충돌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뢰는 물 위로 떠다니는 부유 기뢰, 잠수함이 다니는 수중 200∼300m 정도에 끈으로 묶어 설치하는 계류 기뢰, 바다 밑바닥에 부설하는 해저 기뢰 등이 있다. 해저 기뢰는 무게가 150∼1500㎏의 쇳덩이여서 조류에 떠내려가지는 않는다.

이러한 기뢰들은 함정의 스크루에서 발생되는 음파를 추적하거나 함정이 변화시킨 자장을 포착해 폭발된다. 또 일부 부유 기뢰는 함정과 닿았을 때 폭파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기뢰가 폭발하면 수압을 통해 함정을 물 위로 밀어 올리면서 두 동강 낸다.

어뢰는 수상함(일반 함정)과 잠수함(정) 등에서 사용한다. 북한은 어뢰정과 유고 및 상어급 등 잠수함과 반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어뢰는 발사되면 함정의 스크루 소리나 함정의 자장 변화를 탐지해 쫓아간 뒤 타격한다. 어뢰의 피격을 받으면 함정이 반으로 쪼개지거나 큰 구멍이 난다. 북한은 백령도 서북방에 잠수함과 반잠수정 기지를 두고 있다.

문제는 백령도 부근은 바다가 얕고 조류가 빨라 우리 해군의 대잠초계기가 다니지 않고 함정의 음파탐지기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러한 여건을 이용했을 소지가 있다.

폭뢰는 천안함 뒤쪽 갑판 위에 단단한 강철선으로 고정돼 있었다. 그러나 폭발되려면 분리 보관한 뇌관을 결합하고 염분이 든 바닷물에 젖어야 한다. 따라서 군 당국은 천안함이 폭뢰에 의해 침몰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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