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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셜론' 조사대 미국서 문전박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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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첨단 감청 시스템인 '에셜론' 의 산업스파이 혐의를 조사하려고 미국을 방문했던 유럽의회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미국 관계기관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들은 별 소득없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선 10일 돌아갔다.

이 때문에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강성 외교로 인해 종종 표출돼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마찰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를로스 쿠에일유 유럽의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은 미 관리들을 상대로 에셜론의 산업정보 취득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7일 워싱턴을 방문했다. 그러나 국무부.상무부 관리들과의 회의는 갑자기 취소됐고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은 접견 자체를 거부했다.

쿠에일유 위원장은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이 무성의로 일관해 크게 실망했다" 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CIA와 NSA는 아무런 반응도 나타내지 않았고 국무부의 한 관리는 "우리는 회의를 약속한 적이 없다" 고 말했다.

유럽의회는 미 NSA와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정보기관이 공동 운영하는 에셜론 시스템이 유럽에서 전자메일.전화.팩스 등을 감청해 그 내용을 특정 기업에 전달했다는 유럽 기업체들의 주장에 대한 진위 조사를 지난해부터 벌여 왔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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