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기 왕위전] 이희성-조훈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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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기력 되찾던 白, 166 헛손질로 치명타

제9보 (154~189)=曺9단이 161, 163 등으로 느긋하게 공격하는 사이에 백은 아무런 출혈없이 대마를 살릴 수 있게 됐다.

李3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숨가쁜 초읽기 속에서도 계산에 몰두한다. 언뜻 계가가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반집승부인지도 모른다. 낙관한 흑이 너무 늦춘 탓인지 어느덧 백은 다 쫓아왔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 166이란 헛손질이 등장했다. 기록을 맡은 소년이 "…일곱 여덟" 하며 다그치자 무심코 선수했던 것인데 이 선수야말로 스스로 최악의 보리선수였다.

166으로 '참고도' 백1에 두면 대마는 그냥 살게 된다. 흑이 A로 파호하면 B로 뚫어 살고 2로 파호하면 그때 3을 선수하는 것이 수순이다.

이 백대마가 완생이라면 끝내기만 남게 된다. 흑은 실전처럼 C와 D를 선수한 다음 반상 최대의 E로 뚫어 한점을 잡을 것이고 백은 F를 선수한 다음 G에 빠지게 된다.

말하자면 E와 G, 두군데 중 어느 하나는 백이 차지할 수 있었다. 이건 의외로 미세했다.

하지만 실전은 166의 보리선수 때문에 대마가 미생이 됐다. '가' 로 붙여 잡으러 오는 수가 생긴 것이다.

그 바람에 182의 가일수가 불가피했고 결국 189마저 당해 대차가 나버렸다. 李3단은 217수에서 항복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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