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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분기 GDP 호조 국내 영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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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미국의 1분기 잠정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예상치를 뛰어넘음에 따라 국내 5월 증시에도 파란불이 켜질 조짐이다. 미 경제회복→한국의 수출 증가→국내 경기 회복이란 선(善)순환 기대로 국내 주가도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미 경제성장을 호재로만 해석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미국의 소비예측지수가 고개를 숙이고 수출입도 감소하는 추세여서 국내 경기 회복과 곧바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GDP내용을 뜯어보면 '굴뚝산업-호조 : 신경제-침체' 라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정보기술(IT)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도 무차별 상승보다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 때이른 첨단주 랠리=지난 27일 미국 증시 개장 전 발표된 1분기 GDP증가율은 예상치의 두배인 2.0%에 달했다. 소비지출도 3.1%(지난해 4분기 2.8%)가 늘어나 소비심리 위축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주말을 앞둔 부담감을 딛고 다우지수가 1.1%, 나스닥지수는 2.01% 상승했다. 자동차 등 구경제 부문의 호조가 미국 경기회복을 떠받쳤지만 정작 값이 뛴 것은 첨단주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1%, 골드먼삭스 인터넷지수가 3.3% 오르는 등 IT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굴뚝산업이 경기를 받쳐주면 IT산업도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기대 때문" 이라며 "하지만 IT분야의 인력감축이 계속되고 재고조정도 늦어져 상승세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 국내 증시 심리적 호재, 실적 호전엔 시간 필요=미국발(發) 호재가 국내 투자자의 심리 안정에 큰 도움을 주겠 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다.

우선 신경제부문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자동차 구매(11.9% 증가)와 주택투자(3.3% 증가)가 증가한 반면 신경제분야는 설비.소프트웨어 투자가 2.1% 감소하고 비내구재 부문의 재고가 0.2% 늘어나는 등 침체가 계속됐다. IT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도 본격적인 상승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이 다음달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국내증시의 반등시기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 종목별 차별화=전문가들은 1월처럼 기술주가 주가 반등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는 "미국의 수입 증가율이 10% 감소해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IT 관련주는 타격을 받기 쉽다" 며 "미국이 구경제-신경제 순으로 회복돼도 국내 경기에 반영되려면 6개월 정도가 걸릴 것" 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실적이 호전되는 굴뚝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수출이 늘어난 현대자동차와 부품 공급이 증가한 현대모비스 등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미국 건설업종 지수가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며 "앞으로 경기 회복에 대비해 LG건설.대림산업 등 우량 건설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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