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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나와라 뚝딱'…미 포르노 사이트 호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마치 갈퀴로 돈을 긁어 모으는 느낌입니다. 다른 닷컴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지요. "

몇년 전 몰래카메라로 찍은 성인용 동영상 콘텐츠를 인터넷에 처음 올려 유명세를 탔던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창업자 데이비드 마시랙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불황을 모르는 인터넷 포르노산업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업계 전체가 수익악화.구조조정 등의 시련기를 맞고 있지만 유독 온라인 포르노 산업만은 예외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포르노 사이트는 가입비.이용료 등 서비스 제공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 듯 날로 증가하고 있다.

유료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당해 주저앉거나 매출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는 다른 닷컴 업체들은 승승장구하는 포르노사이트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시장조사회사인 주피터 미디어 메트릭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포르노 사이트 방문자수는 전체 네티즌(1억3천만명)의 20% 가량인 2천8백만명으로 최근 1년동안 27%(6백만명)나 증가했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1주일에 11시간 이상 포르노 사이트를 찾는 이른바 '골수 팬' 들도 2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쇼핑몰 방문자 수는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데이터모니터는 1998년 전체 콘텐츠 판매액 중 성인사이트 부문이 69%(14억달러)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성인 사이트의 콘텐츠 판매는 2003년에는 31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펜트하우스 잡지가 만든 성인용 사이트의 부사장인 제라드 반더레언은 "올해 우리 회사의 수익 증가율은 2백%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형 닷컴 업체까지 포르노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야후도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디오.DVD 등의 포르노 영상물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가 네티즌들의 항의에 밀려 철회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학부모나 교육단체 등은 "상당수의 포르노 사이트가 미성년자들의 접속을 차단할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데다 저질 영상물을 여과없이 제공하며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고 비난하고 있지만 포르노 사이트들의 전성시대는 쉬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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